건강 유지는 전통 음식으로
<身土不二를 생각하며>
副會長 李 五 龍 (29세 직제학공)
식품은 하늘이 내려 준 고귀한 선물이다. 사람의 개성이 다르듯이, 같은 종류의 심품일지라도 기후 조건이나 토질에 따라 그 성분과 특성이 다 다른 것이다. 식품마다 성분이 다르고 향기와 맛이 독특하므로, 그 특성을 잘알고, 식생활을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요즘 살기가 좋아졌다고, 맛 좋은 음식만 골라 배불리 먹는 식생활을 하다보니 혈압이 높아지고, 당뇨병이 생기고, 간장이 나빠지고, 뚱뚱해지고, 집주력이 떨어지고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래서 지금은 음식을 머리로 먹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건강 증진과 건강유지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관제이다.
지금 우리는 IMF로 인해 상황이 조금은 달라졌다고 하지만, 외식 인구가 날로 늘어만 가고, 소비 수준이 높아져 외국 그랜드를 선호하는 추세로 인해 '전통음식'이 점차 우리 일상생활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한식 업소의 수는 많지만 폐업 또는 명의 변경 업소의 수가 증가추세에 있는 것을 보면, 전통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냉대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배 고프고, 어려웠던 시절, 국밥 한 그릇이면,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던 그 때를 이제는 과소비 현상으로 까맣게 잊어 버린데다, 무분별한 해외 브랜드의 수입으로 입맛이 다양화 됨으로써 전통 음식이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된장과 김치를 생각해 보자. 요즘 일반 가정집 식탁에서는 이 두 가자 전통 음식을 찾아보기가 점점 힘들어져 가고 있다. 특히 TV나 다른 광고물에 의한 선전으로,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의 마음을 충동하고, 또 적게낳아서 잘 길러 보자는 젊은 부부들의 자식에 대한 애정이 어우러져, 가족 나들이 외식에서도 아이들의 결정에 따라 한식집 아닌 서구식 음식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됨에 따라 자연히 햄버거니, 스파게티니, 돈가스니, 하는 것에 입맛이 길들어짐으로써 아이들이 된장과 김치를 멀리 하게 된다.
어느 조사기관의 초등학교 급식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니 반찬 가운데 김치는 손도 대지 않는 아이들이 절반을 넘고, 돈가스와 같은 서구식 음식은 순식간에 마닥이 난다고 한다. 조금은 충격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결과이다.
내가 재직했던 여고의 생활관 압소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설록차'로 茶道 교육을 실시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커피'에 멋들여져 있는 대다수 학생들이 설록차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애를 먹었다는 소감문을 읽고, 우리의 청소년들의 입맛이 이처럼 변해 버렸는가 싶어 놀란 일이 있다.
또 간식은 어떤가?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파전'은 그 맛이 담백하고 영양가도 아주 높은 식품인데도, 요즘 청소년들은 파전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피자'를 선호한다. 어디 그 뿐인가? 음료수만 해도 '콜라'나 '사이다' 만을 찾고,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식혜' 따위는 아예 가들떠 보지도 않으려 하니 우리 어른들이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모든 것이 기성세대들의 지도력 부족과 방임에서 비롯된다 할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에게 한국의 맛을 붙여 주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요즈음 비만 어린이가 늘어만 가고 있다고 한다. 또 아이들의 비만과 성격상의 변화를 살펴보면, 주된 요인이 인스턴트, 즉 가공된 식품과, 비타민, 칼슘등 건강 요소가, 우리 전통음식보다 떨어지는 외국 음식을 먹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기에다 성인에게만 있었던 당뇨병이 아이들에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하니 정말 걱정스러운 일이 이닐 수 없다.
물론 가끔식 먹는 것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가 지나쳐, 건강뿐만 아니라, 음식문화에 대한 우리의 자존심마져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이 문제인 것이다.
지나번 어느 학회지에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망자 가운데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위치에 있고, 또 날로 늘어만 간다는 충격적인 보도와 함께 우리의 전통 음식인 된장에 항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얼마 전에는 일본인과 소련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김치담그는 법을 배우는 광경을 TV로 보았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외국인이 더 알아주는 우리의 전통음식을 우리가 소홀히 해서야 되겠는가?
신토불이란 말이 있다. 이 땅에서 태어나서 이땅에서 생산된 음식이 우리 몸에 더 맞지 않겠는가? 이젠 맛으로만 먹을 것이 아니라, 머리로 먹어야 한다는 말이 옳을 것 같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체질에 맞는, 우리 선조들이 가꾸고 전해 내려온 전통음식을 먹도록 힘써야 하겠다. 음식과 마실 것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우리 성현의 말씀에 '규칙적으로 먹고, 조금 먹고, 꼭꼭 십어먹고, 체질에 따라 가려서 먹고, 제철에 난 것을 먹으며, 제 고장에서 난 싱싱한 것을 먹으라'는 말이 있다. 이 원리를 따라 음식을 먹으면 무병 장수 하고, 정신까지 맑아진다고 말하는 국내외 의사들의 말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믿는다.(전 대연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