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일본 연수를 다녀와서…

  2003년 3월 부산으로 발령 받기 전 11년 동안 단신 부임이었던 나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아깝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연수 같은 건 엄두에도 못 냈다. 하지만 외국어는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잊어 버리기 쉬운데다 나날이 총기가 빠져나가는 듯하여 일본어 실력향상을 위한 재충전이 필요했다.

   교과서에 만나는 일본어가 아닌 살아있는 현지의 일본어가 궁금했고 일본속에서의 일본어를 만나고 싶어졌다. 또한 남들에 비해 안 해보고 산것도 너무 많아 그중에 하나를 해결해 보기로 했다. 큰 맘 넉고 국외연수를 신청해서 운좋게 받을 수 있었고 49명의 한국인 일본어 교사들과 가족같이 지내게 되었다. 내가 한 일 중에 몇 안 되는 참 잘한 일이었다.

   일본에 도착한 다음 날 개강식을 하고 반별 테스트와 함께 연수는 시작되었다.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것같은 인본인은 역시 단체사진에 개인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보니 교수법 선생님들은 우리들의 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사진을 통해서 연수생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같다. 그리고 연수를 받는 국제센타 내의 여러곳에 대한 안내를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다음날부터 설레고도 약간은 긴장된 일본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매시간 듣는 일에 신경을 집중시켜야 했고 때로는 발표도 해야 했다. 긴장된 매일이었으나 날이 갈수록 무뎌졌다. 교수법에 도움이 되는 책2권을 소개받았은데[문화를 도입한 일본어 수업 아이디어 콘테스트 작품집]과 [리얼 生敎材]인데 흥미로운 소재가 가득하다. 귀국해서 수업에 이용 해볼 생각이다. 일본사정에 대한 수업도 깔끔하고 재미있게 진행하였고 연수여행을 앞두고 충실한 내용으로 좋은 공부가 되었다. 홈스테이로 일본가정을 직접 보고 생각과 생활, 문화를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를가져서 좋았다. 아마 수업시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유카다(기모노의 일종)를 입어보고, 마쓰리(축제)를 직접보고 설명을 들은 일, 한국에서도 불ㄲㅊ놀이는 많이 보지만 일본인들에게 있어서의 하나의 하나비(불꽃놀이)를 느껴보고, 다도와 이케바나(꽃꽂이)를 경험해보고, 가부끼(일본의 고전연극)를 감상해 봄으로써 일본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일본어 교사로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일본고등학교를 방문하고 고등학생들과 교류를 하면서 일본학생들의 실태를 조금이나마 파악하게 된 것도 뿌듯했다. 센타에서의 정규수업이 끝나면 거의 매일 동경시내와 주변(오오미야, 료오쿄쿠, 신쥬꾸, 긴자, 오다이바, 우에노, 아사쿠사, 아끼하바라, 이케부꾸로, 시부야 등)을 다녔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가보고 주어진 시간과 지불된 용돈으로 더많은 생교재를 모으고 다녔다. 학생들에게 더 많이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어졌다.

  연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연수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내내 값비싼 음식과 수박을 제공받았다. 오텔 객실의 2인용 침대에 혼자 배정하는 것과 가게에서의 극진한 대접과 친절(물건이 낮은 곳에 위치해 있을 때 바닥에 꿇어앉아 설명하는 등) 등 일본어를 가르치는 외국인들에게 많은 비용을 들여 투자하는 일본을 보면서 부러움과 함께 무서운 느김이 든다. 센타내에는 우리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일본어를 전공한 전 세계인들이 모여 교육을 받는 곳이다. 그 외국인들은 일본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일본에서 가져가는 생교재중에는 일본인의 친절과 상냥함,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이 있다.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를 한 차를 본적도 없다. 약속시간에 늦는 일도 없다. 9시출발이면 몇 십분전에 모여 9시에 출발한다.

  여러 선생님들과 함게 한 시간도 거의 다 끝나갔다.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한 후지산 등반도 닛꼬와 하꼬네여행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동경돔에서 요미우리자이언츠의 이승엽선수를 응원하는 것도 감회가 새로웠고, 그 많은 실력있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우뚝솟은 이승엽선수는 자랑스런 한국인이게 하였다.

   알고보니 재주꾼만 모였던 우리 조 선생님들 덕분에 교수법 발표도 만족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윈도우무비메이커 들을 이용하여 한층 업그레이드된 수업방식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일본의 심장인 동경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수업의 여러 소재를 습득하고 커뮤니케이션, 일본문화 체험을 통하여 일본인의 언어 행동이나 생활 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게하여 제7차 교육과정의 목표인 문화 이해력을 높이는데 충실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자신감있는 연수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