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풍경에서 식별되는 체질

   
진주 녹수한의원 원장 이강욱   
(청향당14세손·이병갑 종손 아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체질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다. 체형기상에 의해 체질을 구분해야 하겠지만 생각보다는 쉽지가 않다. 간단하지만 목욕탕에서 생기는 풍경에서 제칠의 일단을 볼 수가 있다.

   태양인

   목욕탕에서 옆 사람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무 거리낌없이 "등 좀 밀어 주실래요?"하며 대 수건을 건네는 경우를 경험해 보셨나요? 그런 사람들은 흔히 있지 않지만 바로 태양인이라고 할 수 있다. 왜야하면 태양인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잘 사귀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태양인의 목욕 특징 중, 두 번째는 목욕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이 처음부터 어떻게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같이 목욕을 하게 되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욕만 끝내고 나면 주저 없이 나가는 스타일이다. 또한 옆에 사람이 있든 말든 물을 부어가며 목욕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생각한 것은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주변사람을 인식을 잘 못하고 처음부터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을 태양인은 경우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럴때는 정중하게 애기해야 한다. 처음부터 큰 소리로 조심하라고 하면 오히려 언성을 높일 수가 있으니 정중하게 얘기를 하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조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테양인을 실제로 만나기도 어렵고 더군다나 목욕탕에서 만나기란 정말 힘들 듯 싶다. 태양인은 별로 없으니까.

   태음인

  태음인의 경우 느긋한 성격으로 목욕 역시 느긋하게 시간을 가지고 하는 편이다. 태음인은 덩치가 크고 약간 비만이 있기 때문에 일단 때를 미는 시간이 많아져서 목욕하는 시간이 길 수도 있다. 태음인에게 특별한 목욕순서는 없다. 원래 낙천적인 성격이라,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편으로 한 곳에 머무는 것을 또한 좋아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목욕을 한다. 목욕은 당일 컨디션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 있다. 샤워를 먼저하는 경우, 사우나를 먼저 하는 경우등으로 순서가 없다. 어떻게 하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서 자신의 기분에 맞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목욕탕에서 때밀이에게 때를 미는 사람들을 볼 것이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 태음인이 많다. 왜냐하면 약간은 게으른 성격 때문에 자기가 때를 밀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밀어줌으로써 조금이라도 편하게 목욕을 하려고 하는 성격 때문이다. 또한 사우나나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어- 좋다"하며 소리를 내는 사람은 태음인일 것이다.

   왜야하면 땀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체력적으로 자신이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태음인이기 때문에 사우나에 오래 있거나 계속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양인

   소양인은 목욕탕에 오래 있을까요? 금방 나올까요? 정답은 금방 나온다는 것이다. 소양인은 성격이 급해서 목욕을 하는둥 마는둥 하고 나온다. 그렇게 하고 나서 제대로 못씻었다고 옷 다 입고 나서 투덜투덜 대는 사람들이 바로 소양인이다. 소양인들은 목욕탕에서 때를 밀러가기보다는 아마도 샤워를 한다는 기분으로 목욕탕에 가는 것이 많다.

   그리고 옆 사람이 목욕을 하는데 자신에게 불편람을 주게 되면 급하기 때문에 바로 말하는 스타일이다. 사람들과 같이 가서는 자신의 때를 밀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챙겨주는 사람들은 아마도 소양인일 것이다. 봉사정신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목욕탕이 잘 되려면 소양인이 많아야 할 것이다.

   소음인

   소음인의 경우 목욕을 체계적으로 천천히 하는 경향이 있다. 장시간의 목욕을 하는 대부분은 소음인이라 할 수 있다. 소음인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또 타인이 자신의 목욕에 방해를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언제나 주어진 순서에 맞게 목욕을 한다. 소음인은 열탕이나 사우나탕이 몸에 마이너스 요인으로작용한다. 친구따라 사우나에 들어갔다가 힘이 모두 다 빠져 제대로 못 씻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열에 여덟은 소음인일 것이다.

   왜냐하면 소음인들은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기력이 쇄해지며 건강에 악영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사우나나 열탕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목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태음인 체질의 친구를 조심해야 한다. 그 친구들은 땀을 내야 건강해지는 체질이니까.

  소음인 손님이 많으면 목욕탕이 그다지 장사는 잘될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모습들로 체질을 추정하는 것은 십에 팔, 구는 맞을 것이다. 그러나 십에 한 둘은 이러한 모습과는 무관하게 다른 체질일 수도 있다. 보다 정확한 체질을 확인하고자 하면 전무가인 한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