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으로서의 인연을 소중히

  
죽각12세손 李泰昊   

  나의 어머니는 한 생을 집안의 평안과 자식들을 위해 불교를 믿고 부처님께 귀의하셨으며, 나도 그 인연으로 불교를 접하게 되었다. 불교에서는 인연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금생에 옷기만 한번 스쳐도 전생에 억겁의 인연"이 있다고 한다. '겁(劫)"은 숫자로 말 할 수는 없으나 계산해보면 大劫이 36억7천만년 정도란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일족의 인연은 그 무엇으로도 계산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인연'은 "사물들 사이에 서로 맺어지는 관계, 연분"으로 풀이되어 잇다. 생각해보면, 사람이란 서로가 인연으로 만나 살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기에 인생이란 '만남으로 시작되어 인연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만남의 인연에는 부모와의 만남, 형제자매와의 만남, 이웃과의 만남, 고향 친구로서의 만남, 일가친척으로서의 만남 등등, 여러 만남의 인연이 있다.

   그중에서도 오늘날 사회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크게 세가지를 꼽으라 하면 같은 핏줄을 타고난 인연, 같은 고향을 타고난 인연, 그리고 같은 배움터를 타고 난 인연을 들수 있다. 그래서 이를 흔히 혈연, 지연, 학연이라부르고 있으며, 각기 종친회, 향우회 동창회 등을 조직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혈연으로서의 인연, 즉 종친의 인연을 타고 났다는 것은 확실히 예사로운 인연이 아니라 하겠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는 바와 같이, 같은 핏줄을 타고난 사람끼리는 倫氣가 당기는 법이어서 은연중에 특별한 情이 오고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조직을 갖게 되는 것이 종회라 할 것이니, 종회는 같은 혈연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옛날에 왕이 나라를 통치할 당시에는 왕족의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종친회를 조직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왕족이 아닌 일반 성시의 조직은 감히<종친회>란 용어를 사용치못하고<종회>라고만 써 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왕족이 없어졌으므로 일반 성씨 문중에서도 종친회라고 쓰고 잇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아무튼 같은 혈연을 타고 난 종친이란 한 할아버지의 핏줄을 타고난 인연이니 참으로 각별한 인연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종친 간에는 겉으로 나타나지 아니하는 끈끈한 윤기가 흐르고 있다고 할 것인즉, 우리는 이 인연을 예사롭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배양 문중> 宗人들은 청향당 할아버지의 피를 함께 타고난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우리 종인들은 이런 소중한 인연을 생각하여 청향당 할아버지께서 남기고 가신 고귀한'선비정신'을 이어받아 먼저 성실한 인간이되고, 종인 간에 서로 친목 화합하여 종회의 발전에도 힘을 모아 나가야 하리라 믿는다.

   더욱이 이번에 [배양문중종보]를 발간한다는 소식을접하고보니 반갑기 그지 없고, 우리종회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게 되며, 이를 위해 모두가 뜻을 모아 나가야 하리라 믿는다. 따라서 미력하나마 나도 종회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도 가져보게 된다.(아진강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