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당(淸香堂)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신가
-벼슬 사양 학문에 전념한 청빈(淸貧)한 선비-

李炳能    

  청향당은 1501년(연산7)10월 10일 참봉 승문과 이씨 사이에서 5형제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선생이 테어난 배양은 상주 주씨와  남평문씨들이 대대로 살아온 곳인데, 단성 소이곡에 살다 참봉공 때 배양으로 이주 하였다.

   청향당의 조부는 부호군 휘 계통이요, 조모는 문익점 선생의 증손녀로서 문시 집안이 변고로 흩어져 살게 되자, 문씨 할머니께서 문익점 선생 묘역과 비각을 지키게 되면서 합천이씨 세거지가 되었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560년을 이어왔다.

  선생은 어릴때부터 자질이 뛰어나 6세 때 책을 읽었으며, 8세 때는 소학을 배웠다. 이때부터 20세 전까지 침식을 잊어가며 사서를 비롯한 경전을 읽어 그 뜻을 체듣하고자 노력하였다. 20세 때 의령 함안 이씨를 부인으로 맞이하였는데, 1년 후 퇴계가 의령 가례촌 허씨 집안으로 장가들 때, 청향당 선생이 찾아가서 만나 이루부터 두 사람은 평생 돈독한 우의로써 지애게 되었다. 23세 때는 당대 신동인 河西 金麟厚를 만나기도 하였다. 26세 때는 토계가 의령 처가에 들렀가가 배양으로 선생을 찾아와 밤새 학문을 토론하기도 하였다.

   선생은 남명과도 동갑으로 친분이 두터웠다. 남명이 청향당 詩에 화답하면서 "네 가지가 같아 응당 새로 안사람과 달라 나를 일찍이 종자기에 견주었지"라고 하였다. 여기서 네가지가 같다는 말은 남명과 청향당이 같은 해 (1501년), 같은 경상도 땅에서 태어나, 품성과 도와 덕이 같다는 것을 말한다.

   종자기에 견주었다는 말은, 옛날 백아라는 사람이 거문고를 잘 타고 종자기는 이를 듣기 좋아하였는데, 종자기가 죽은 후 백아가 절망한 나머지, 거문고 줄을 끊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는 고사에서 나온말인데, 백아와 종자기 같이 서로 알아주는 진실한 벗이라는 뜻이다.

   29세 때 의령 자국산 명경대로 남명을 찾아갔다. 이때 남명은 명경대 근쳐 산사에 머물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찾아가 경전의 뜻을 토론하였다. 0세 되던 해 4월 김해 산해정으로 남명을 찾아갔다. 이때 같이 모인 사람들은 대곡 성운,  송계 신계성, 황강 이희안 등이었는데, 당대 촉망받던 선비들이었다.

   남명선생연보에 의하면 '이 해에 대곧이 서울에서 찾아왔는데, 송계, 청향, 황강 및 여러 선비가 함께 모여 여러날 동안 강독을 하고 토론하니, 당시 사람들이 덕성이 모였다고 하였다.'라고 할 정도로 대단한 모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3세 때 향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에 뜻을 버리고 <淸香精舍>를 지어 청빈하게 숨어 살면서 선비로서의 그윽한 아치를 간직하며 살고자 했다. 평생 학문을 탐구하며 안빈낙도하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해 3월에 남명이 찾아와 <청향당사팔영>이란 시를 지어 정사의 경치와 선생의 안빈낙도하는 삶을 읊기도 하였다.

   남명은 청향정사에 올라 7가지 아름다운 풍광을 읊고 마지막 한 수에 정사의 주인 이름이 후헤에 전해져 잊혀지지 않을 것을 말하였다.
   이대 지은 7가지 풍광은 죽풍(竹風 대밭에 부는 바람), 송월(松月 소나무에 비친달), 금운(琴韻 거문고 소리), 설매(雪梅 눈속의 매화), 상국(霜菊 서리속의 국화), 분연(盆蓮 화분의 연꽃), 경전(經傳) 등인데 하나같이 단아한 선비가 가가이 두고 완상하는 것들이다. 선생은 정사에 서서 이들을 벗삼아 평생을 보냈으니, 그 단아함이란 후학이 본볼 수 있는 것이다.

   39세 때 무보를 여의고 상을 치를 때 예로써 극진히 하였으며, 3년상을 마치고 42세때 경주에 가서 晦회齋재 李이彦언迪적을 만났다. 46세 떼 조정에서 곤양훈도에 제수하였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48세 때 청향정사 옆에 九구思사齋재를 지어 학문에 전념하고자 하였다. 이 때 구사재의 편액은 공자의 말씀에서 따온 것인데, 군자가 지녀야 할 아홉가지 생각이란 뜻이다.
   사물을 볼 때 밝은 것을 생각하며,
   어떤 것을 들을 때 총명한 것을 생각하며,
   얼굴색은 온화한 것을 생각하며,
   외모는 공손한 것을 생각하며,
   말을 할 때는 충직한 것을 생각하며,
   일을 할 때는 공경을 생각하며,
   의문나는 것이 있으면 물을 것을 생각하며,
   성이 나거든 성낸후 뒷감당 어려움을 생각하며,
   利이로운 것을 보거든 義의로움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선생의 학문은 아홉가지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선생의 조카 죽각 이광우가 지은 언행록에 의하며느 선생은 유독 <敬>을 중요하게 여겨, 성인의 학문을 함에 있어 철두철미하게 시종일관 경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3세 때는 구사재로 龜구巖암 李이楨정이 찾아와 학문을 토론하였으며, 57세 때 뇌룡정으로 남명을 방문하여 성리에 관해 질정을 하였다.

   63세때 조카 죽각 광우의 배향을 받아 퇴계를 방문하여 외선조 삼우당 문익점의 효자리 비문을 받아와 비각을 짓고 비를 세웠는데, 이 때에 조카 광우를 퇴계에게 수학토록 하였다.

   64세 때 전생서주부를 제수하였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이듬해 효행으로 조정에서 상을 내렸으며, 69세 때는 함양훈도를 제수하였으나 역시 나아가지 않았다.

   1568년 9월 16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니 향년69세였다. 1588년 지역 유림 日일新신堂당 李이天천慶경, 松송巖암 李이魯노 등이 선생을 위해 신안에 서원을 건립하기로 뜻을 모아 이듬해 신안서원을 완공하여 위패를 모셨다. 이후 전쟁으로 신안서원이 불타 없어지자 1702년 도천서원에 청향당과 죽각선생을 모셨다가 도천서원이 사액을 받자 배산서원을 짓고 1791년 배산에 덕연사를 세워 세워 보향했으나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헐려지고, 1919년 眞진庵암 炳병憲헌께서 배산서당을 세워 문묘에 공자를 모시고, 도동사에 퇴계선생과 남명선생을 같이 세분을 배향하고, 죽각선생을 종향하여 네분을 모시어 매년 월 상해일에 석향다례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