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문중은 청향당을 구심점으로 이룩된 문중
종회 고문 李炳能
우리 합천 이씨가 배양에 터잡아 처음 사신 분이 청향당 휘 源이시므로 배양문중은 청향당을 구심점으로 이룩된 문중이다. 시조 강양군 휘 開의 20세손 참봉 휘 季通의 配 宜人 南平文氏께서 당시 文可學逆謀사건으로 이곳 배양 친정 집안이 모두 피란가고 사람이 없으니, 증조 문익점 효자리 정려와 묘지들을 관리 하기위하여 아들 형제(承文, 胤文)를 데리고 배양으로 이사하여 살면서 연산군 7년(1501) 신유 10월 10일 천 손자 청향당을 얻으시었다. 청향당은 도덕 언행이 사회로부터 존대 받으니 영남의 巨儒 좌도의 퇴계 선생과 우도의 남명 선생을 더불어 三庚四同(나이와 품성과 도와 덕이 같음)의 결의로 사귀었다.
청향당은 이곳 배양에 살면서 우리 문중의 큰 별로서 수많은 업적을 남기시었다. 청향당은 조정에서 세 번이나 관직을 除授하였으나 나아가지 않고 隱士로 일관되게 살았다.
정유재란으로 왜적이 단성 東山城을 고략할 때, 단성은 어려 날 그들의 만행으로 백성이 피난가고 동리가 회진되어 단성이 15년간 山陰縣任縣이 되는 불행으로 문적이 소실되어 청향당의 기록이 없어 타문 문헌에서 발췌하여 문집을 만들었으니 자료가 빈약하다.
운창 이시분 문집 제2권의 邑里考證 元堂培養坊에서 운창이 청향당을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이 마을에 사는 이씨는 그 선계가 江陽君인데, 尙書 景芬의 8대손 참봉 季通이 문익점 손 승로의 딸에게 장가들어 이곳에 거주하는 자손들이 비록 부귀는 못 누렸으나 대대로 문학하는 선비가 이어졌다. 李源은 자호가 청향당이다. 행실이 더욱 드러나, 퇴계 남명 두 선생 문에 從遊했다.
강성군 문익점의 행위와 공덕을 일국에 선양하여 아이나 하인들도 모르는 이 없게 한 것은 모두 원에게서 나왔다. 남명 조 선생과 교분이 매우 친밀하여 詩를 더불어 양춘곡, 백설곡 같이 빼어난 시를 창화했고, 또 남명은 청향당팔영을 지었다. 원의 아들 광곤은 호가 송당이니 가업을 계승했다. 원의 아우는 잠이고 그의 아들 광우는 호가 죽각이니 천품이 활달하고 인물이 장대하여 장자의 풍도가 있었다.
아들이 없어 동생 인의공 광효의 둘째 이들 瑜로서 제사를 받들게 했는데, 유는 효우하고 정직했다. 그 형 琛 또한 효우하고 근엄했으니 그 가풍 유훈이 타족과 달랐다 했다. 여기서 말하는 강성군 문익점 선생은 청향당의 조모 남평문씨의 증조다. 당시 문씨집안 사람들은<文可學 사건>으로 잠적하고 사회 활동이 불가능할 때다. 그러므로 배양에 사는 합천이씨가 외손 봉사를 170년간 했다. 청향당은 조모님의 애절한 심정을 달래는 뜻으로 강성군의 유적에 대한 보완진정도 했으며, 63세 때는 장질 죽각이 배행하여 퇴계선생을 방문하고 효자리정려 비문을 부탁하여 퇴계선생의 글로 비를 세웠던 것이다.
그러므로 운창 이시분 선생은 청향당이 외 선조 문익점 선생을 위해 정열을 다한 분이라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청향당은 18세 때 남명 선생과 절에서 주역을 공부하였으며, 20세 때는 의령 가례 함안이씨 집안으로 장가들었다. 그 해 겨울에 단속사에서 안분당 권규 선생과 같이 독서를 했다. 21세 때 봄에 가례 처가 곳에서 퇴계 선생을 처음 만났는데, 이때 퇴계 선생은 의령 허씨 집에 장가왔고 청향당당 처가도 한동리인지라, 서로가 동갑으로 공경함이 옛 친구 같이 결위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23세 때는 겨울에 퇴계 선생과 같이 西遊에서 돌아오면서 당시 신동으로 이름난 金麟厚를 찾아보았다. 河西가 선생을 보고 容止安重하고 甚禮敬之라 그 門弟가 말하기를 하서가 이 사람은 나의 사표라 하였다고 했다. 26세 때 봄에 퇴계 선생이 내방하여 하루 밤을 쉬고 갔다. 37세 때 월에 남명 선생이 청향당 팔영시를 지었다. 청향당은 이퇴계, 조남명 양 선생을 許與하는 정도로 지내는 사이었다.
청향당 문집 수제에 보면 퇴계 선생의 문인 성재 금란수 선생이 방문하여 퇴계 선생의 詩一絶을 전하면서 次韻却奇에
此日開懷摠可人(오늘 마음을 여니 모두 성행이 취할만 한데)
錦聯來自退溪濱(비단 같은 연구가 퇴계집에서 왔네)
臘梅帶雪成佳會(섣달 매화에 눈내리면 아름다운 만남 이루리니)
香液傳心想隱淪(향기로운 먹물로 마음 전하며 세상에 안나가는 생각을 하오!)
라는 시를 읊고 전하는 퇴계선생의 原韻은
淸香堂裏舊知人(청향당 안에 사는 옛 친구는)
怪物天池尙臥濱(천지의 괴물처럼 여전히 물가에 누웠구려)
欲向陶山問心事(도산을 향해 심사를 묻고자 하지마는)
伐檀河上詠連淪(박달나무 베어다가 하수가에 두고 자물결만 읊조리네)
(찾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 뜻)
남명선생의 시로 청향당이 남명을 鍾子期에 比肩했다는 詩
(두 선생은 伯牙와 鐘子期처럼 서로 뜻이 통한다는 詩)
四同元不在新知(네 가지가 같으니 원래 새로 아는 사람과 달라)
擬我曾於鍾子期(나를 일찍이 종자기에 견주었지)
七字五言金直萬(칠언시 오언시가 만금의 가치가 있지만)
傍人看作一篇詩(곁에 사람은 한편 시로만 간주 하구나)
청향당에 보내온 시는 퇴계12수, 남명 10수, 어관포 12수, 김박재 1수가 있으나, 다른 문적은 임진란 때 소실되고 없다. 傍孫 恒茂씨가 도산서원 광명실에서 退溪先生與先祖淸香堂詩軸書札을 奉騰해왔다.
청향당은 두 선생에게 서찰 심부름을 보내는 일은 산승 추봉에게 부탁했다. 추봉은 학식이 비범하고승도를 닦는 사람이었다. 청향당 후손의 移居 함양은 차손 銓이며 큰집 장손은 100여년 후 5세손 東陽이 또 함양 병곡으로 이사하고 배양에는 한집이 살고 있다.(전 산청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