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孔子敎思想의 體系와 內容


  儒敎가 哲學 道德 敎育 政治의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지 宗敎는 아니라는 儒敎에 대한 규정은 宗敎로서의 基督敎에 저항하는 입장에서도 시도된 것이며, 西洋의 근대학문을 수용하려는 입장에서도 시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儒敎가 宗敎의 영역을 포기할 때 基督敎의 傳布에 항거할 수도 없으며, 근대과학과 학문체계를 儒敎的 기반위에서 수용할 수 있다는 보장도 곤란하였다. 西洋文物에 대한 保守的 항거가 현실적으로 無氣力하게 敗北하고 말자 開化論者는 儒敎를포기하고 全般的인 西歐化에로 기울어지게 되었던 것이 20세기 초반의 일반적 경향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가장 큰 苦痛과 葛藤은 傳統과 近代化사이의 斷絶이었다.


  李炳憲은 近代的 轉換期에서 韓國社會의 思想的 葛藤의 해결방법으로서 儒敎를 宗敎로서 再認識히고 儒敎的 신념위에서 主體的으로 近代의 科學 내지 學問체계를 수용하기를 추구하였다. 따라서 그는 哲學 科學 宗敎가 分裂되어 있는 서양의 근대문화구조에서 어느 한 영역에 빠지지 않고 세 영역을 모두 儒敎 속에 통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 따라 그는 당시의 思考類型을 守舊說 革新說 通新舊說 通東西說로 분석하였다. 곧 守舊說은 宋代 理學을 祖述하면서 敎祖인 孔子를 忘却하는 전통 道學派를 지시하며, 革新說은 전통관습의 폐단을 개혁한다 하여 敎祖인 孔子까지 排斥하는 反儒敎的 開化派 를 지시하고, 通新舊說은 西洋의 科學은 받아들이면서 宗敎를 迷信으로 거부함으로써 儒敎의 宗敎性도 거부하게 되어 宗敎가 없는 民族으러 만들려는 儒敎的 開化論者를 가리키며, 通東西說은 孔子의 敎가 純粹至善하다는 신념으로 孔子敎 속에 宗敎를 포함시키는 儒敎改革論을 가리킨다.15) 물론 李炳憲은 通東西說의 입장을 취하며 儒敎가 宗敎로서 西洋의 宗敎가 지닌 기능을 지니면서 科學이나 哲學의 機能까지 包含하여 止揚시키고 있는 最高의 統合的 진리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儒敎가 六合의 宇宙와 三世의 歷史를 統御하며, 神道로 敎化하고 時代에 맞게 出現하여, 世上을 치료하는 良藥이 今文五經에 갖추어 있다」16) 고 언급하면서, 儒敎를 서양의 科學 哲學 宗敎와 比較하여 그 止揚的 綜合性을 解明한다. 곧 西洋科學과 儒敎는 각각 經驗的 세계를 밝히지만 窮神知化하는 능력은 儒敎에만 갖추어져 있고, 서양 철학에 비교하면 唯物論과 唯心論이 각각 啓發되어 있지만 인간본성과 하늘의 一貫性을 밝혀주는 것은 儒敎뿐이며, 서양종요에 비교하면 靈魂의 培養과 博愛의 道理가 극치에서 온 세상에 인을 펴고자 하는 것이며 이 세상 속에서 倫理를 온전히 실현하는 방법은 儒敎에서만 밝혀져 있는 것이라 지적한다. 따라서 그는 儒敎가 世界에서 最終적으로 優勝할 수 잇다는 確信을 밝혔던 것이다.17)


 康有爲는 宗敎(釐里近,Religion)의 개념을 新道와 人道를 포함하는 것이요 新道만 取하는 것이 아니라하며, 오히려 古代에는 神敎를 존숭하다가 근대에는 人道를 重視하여 神道에서 人道로 進步한 것이라 보고 있다.18) 李炳憲도 日本人이 明治維新初에 번역한 宗敎(釐離盡, Religion)란 용어에서「宗」字가 덧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라 하지만 그는 神秘性이 儒敎에 결핍된 것이 아니라 儒敎의 기본구성요소임을 강조하는 적극적 해석을 하고 있다.19)


 그는 周易繫辭의「精氣爲物, 德之盛也」(下, 5)「鼓之舞之以盡神」(上. 12)등을 들어 性靈界의 일이라 지적하고, 孔子는 出世間法과 入世間法을 갖추어 지닌 교조이며 儒敎에 있어서 정치나 哲學을 넘어서 宗敎的 성격의 중요를 강조하였다.20) 여기서 孔子敎의 宗敎性에 관한 그의 입장이 드러나며, 동시에 孔子敎도 人倫의 문제에 限定된 것이 아니라 性靈의 神秘的이고 出世間的 성격을 중요한 구성요소로 내포하고 있다는 認識態度를 엇볼 수 있다.


 李炳憲은 孔子가 宗敎家임을 밝혀주는 端的인 근거로서 易의「聖人以神道說敎, 而天下服矣」(觀卦 彖傳)를 이끌러「神道說敎」의 四字가 孔子敎의 宗敎性을 보여주는 핵심적 내용임을 지적하고 있다.21) 그는 또한 易經 자체도「孔子가 神道로 說敎하는 大徑으로 六經의 主腦를 이룬다.」22)하고 詩經도「感興을 일으켜 敎化하는 것으로 鼓舞시켜 盡神하는 道를 이루는 것이요, 사람이 나아가는 첫걸음이고 모든 經의 入門이라」23) 규정하였다. 그는 神 을 天의 主宰인 上帝와 일치시키며 太極도 上帝의 代名詞라 하여 至上의 主宰者를 神으로 파악하고 있다.24) 또한 그는「神이 敎化의 標本이요 天道의 極致라」언명하면서 공자가 평소에 神을 말씀하지 않은 것은 사람을 쉽게 깨우치게 하기 위해 人身에서 ‘身’字를 表出시킨 것이라 하고 ‘心’이 곧 神이라 지적하였다.25) 그것은 上帝와 心이 同一한 存在가 아니지만 神으로 通할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요, 따라서 天人一貫의 根源的 契機를 神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儒敎의 性格을 定義하면서 第1條로서「儒敎는 孔子의 敎」26)라 言明하며「孔子는 獨一無二之敎主」27)라 지적한 것은 儒敎의 敎祖로서 孔子의 확고한 지위를 정립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李炳憲에 있어서는 孔子敎가 儒敎와 같은 의미로 쓰이면서 오히려 儒敎의 성격을 명확히 해주는 명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上帝 神이 主宰者로 確認되거 있는 儒敎 내지 唯一의 敎祖가 뚜렷한 儒敎는 宗敎로서의 儒敎를 제시하려는 李炳憲의 孔子敎思想에서 前提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李炳憲에 있어서 改革思想은 孔子敎의 本質的 眞實性을 回復시키는 것을 기본과제로 삼고 있으므로 孔子의 原狀을 回復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儒敎復原論」을 저술하였던 것이다.28) 이러한 復原論은 考證的 事實을 밝히는 것이라기보다 時代狀況 속에서 儒敎의 眞實한 價値를 再解釋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孔子의 道를 解明하면서 博大無外(普遍性) 明於應世(現實性) 切於進化(進步性)를 특징으로 지적한다.29) 또한 그는 孔子敎의 優秀性을「①迷信派가 아니라 眞知를 爲主로하고, ②自尊派가 아니라 禮讓을 爲主로 하고 ③排外派가 아니라 大同을 爲主로 한다.」30)고 지적하여 眞理 道德 社會의 영역에서 現實的 正當性과 未來的 理想性을 제시하였다.


 그의 孔子敎思想은 傳統儒敎의 流弊를 克服하고 儒敎가 現代 社會속에서 進取的이며 能動的인 指導機能을 發揮하도록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전통유교의 華夷論에 대해 자기를 높이고 남을 낮추는 습관으로 天下의 公理에 어긋나고 春秋의 主旨를 잃은 것이라 비판하며, 正統論도 春秋의 本旨가 아니라 專制시대에 帝王을 過度히 존숭하던 謬習이라 비판하고 있다.31) 그리고 이러한 전통적 관념의 비판을 통해 제시되는 孔子敎思想의 개혁론이 지닌 今文學의 經典的 근거로써 易經의 神明論, 中庸의 配天論,春秋公羊傳의 三世說, 禮記 禮運篇의 大同說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32)

 그의 孔子敎思想은 宗敎性을 儒敎의 근본성격으로 확립하며 神秘的 내지 超越的 영역도 유교의 영역속에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사실에서 특징을 지닌다. 그가 宗敎 科學 哲學을 儒敎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사실에서 특징을 지닌다. 그가 宗敎 科學 哲學을 儒敎 속에 綜合시키면서, 이를 儒敎의 普遍的이고 미래를 지향한 진실성과 우월성으로 제시하고 있는 認識態度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는 儒敎가 普遍的인 眞理로서 현실적인 具體性을 지니며 世界를 향해 開放的이며 未來를 향해 進步的인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제시하면서, 禮運의 大同思想과 公羊傳의 三世說을 중심으로 하는 康有爲의 今文學과 社會哲學 내지 歷史哲學的 입장을 孔子敎思想의 基礎로 確保하고 있는 체계적 정밀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5)李炳憲, 儒敎爲宗敎哲學集中論, 「漢鮮之儒, 有四層說, 一曰守舊說, 祖述宋元之學理, 不念敎祖, 二曰革新說, 懲創末流之慣習, 反斥敎祖, 三曰通新舊說, 不喜西方之迷信, 而自甘爲無敎之族, 四曰通東西說, 念孔敎純粹至善爲空間不可廢之敎, 而以爲當曰敎, 不必曰宗敎也」

16)同上, 「乃知孔子之道, 範圍六合, 操縱三世, 神而化之, 以時出之, 醫世之良劑, 具於今文五經」

17)同上, 「欲擬於西方之科學, 則耳目鼻口各有所明, 而窮神知化之德, 獨具焉, 欲擬於西方之哲學, 則唯心唯物各有所長, 而性天一貫之旨, 獨擅焉, 欲擬於西方之敎祖, 則養魂博愛之道, 其極而範世克仁, 入世盡倫之方, 獨見焉, 殆將爲世界最後優勝之敎也夫」

18)康南海先生遺著彙刊(十九), 孔敎會敍(二), 宏業書局刊,「夫中國數千年之言儒釋, 只曰敎而已矣, 無神人之別也……, 釐里近之義, 實不能而神敎盡之……, 太古草昧尙鬼, 則神敎爲尊, 近世文明重人, 則人道爲重, 高人道之敎, 實從神敎而更進焉, 要無論神道人道, 而其爲敎則一也」

19)李炳憲, 儒敎復原論, 第二章 儒敎性質,「儒敎之敎字, 不加毫末而其意自足, 則不必添宗字也, 但挽近以來, 極東名詞, 以世界現行之數, 通謂之宗敎, 而宗字又帶神秘的色彩, 則烏得以孔子爲非宗敎家哉」

20)同上, 「自精氣游魂而發鬼神之情狀, 大易之曰宮神, 曰盡神者, 無非爲性靈界之事……,比諸支那之前聖, 則多出世間法, 而較諸西方之敎祖, 則多入世間法, 此儒敎之性質, 所以異於西敎, 而政治哲學不過爲孔子之餘事也, 儒敎之宗敎觀念, 孔子之敎祖地位, 於此可見」

21)李炳憲, 敬告域內儒林同胞, 「孔子之爲宗敎家, 則莊嚴燦爛, 其精義具在於大易神道說敎四字, 豈可以非宗敎目之乎」

22)李炳憲, 易經今文考, 「易之爲書, 則乃孔子神道說敎之大經, 實六經之主腦也」

23)李炳憲, 詩經三家說考補義, 「詩者, 所以與作敎化, 鼓之舞之而造乎盡神之道者也, 此實作人之初步, 群經之入門也」

24)李炳憲, 天學, 第三章 天之主宰, 「天之主宰卽上帝, 而帝卽神之稱」

   同上, 「太極爲上帝之代名詞, 而上帝實太極之主翁也」

25)李炳憲, 孔經大義考 易經 擊辭下, 「神爲敎化之標本, 天道之極致, 聖人雅素之言, 不及於神, 何也, 蓋聖人之敎, 使人易曉, 就人身上拈出一箇心字, 心卽神也……, 窮神者, 盡心之謂也」

26)儒敎復原論, 第一章 儒敎名義, 「儒敎者孔子之敎也」

27)同上, 「儒敎之名, 傳因孔子而發, 則孔子之爲我獨一無二之敎主, 不亦較然明甚乎」

28)儒敎復原論 叙言, 「以告我同洲之凡百君子, 區區之意, 則實欲福孔子之原狀而已」

29)同上, 第三章 儒敎宗旨, 「孔子之道, 博大無外, 明於應世, 切於進化」

30)同上, 第七章儒敎傳布, 「夫孔子之敎, 必得世界最後優勝之點者有三, 一, 孔子非迷信派, 而以眞知爲主……, 一. 孔子非自存派, 而以禮讓爲主……, 一. 孔子非排外派, 而以大同爲主……」

31)同上, 第三章, 儒敎宗旨,「歷漢及唐, 至于宋明, 尊己卑人之習, 寢成華夷之畛城, 見外國人則目爲夷狄禽獸, 大悖天下之公理, 全失春秋之主旨......,今日所謂正統之論, 實非春秋之旨, 不過是專制時代過尊帝王之謬習」

32)天學 第三章 天之主宰,「大易, 爲神明界之書, 而無秦楚漢僞之侵, 中庸, 論配天之旨, 而世宙之人力漸通, 春秋, 寓三世之志, 而公羊董何傳口說, 禮運, 發大同之義, 而子游之筆蹟猶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