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林通陶山書院文

右文爲通諭事昔者梅子眞至闢里歡聖廟不出於曲阜遂至終漢之世而天下未有更祀夫子及于唐宋之際立學建廟上自王宮國都下至府縣皆知尊奉而修禮典盖慕聖衛道之念歷世愈久愈大發也逮松室之南遷也上焉而聖道之不行雖曰巳久下焉而尊聖衛道心則亦巳矣朱夫子生於其時身丁百世治亂之關鍵而爲先聖斯道計者無所不用其極及其歿也杖過化之地皆設俎豆而享之當網淪法之際必如是而後人心可維持吾道可闡明也深究其故情巳戚矣竊伏惟我退陶老先生山南之宣父海東之考亭也平日所述之業所遭之世宛與朱先生同出一轍而爲今日人心人道計者則當百甚於宋元之際也然而自老先生下世以後吾東之爲先生設祀廟者幾與朱先生相不幸爲邦禁所廢今則老先生之專廟不出於陶山且時非西京之世則吾林之歡溪但與梅子眞同日語哉所以周詢廣謀於鄙近丹邱之培山舊里得老先生杖之所乃與鄕先輩淸香堂李先生同生於辛酉有徵逐之舊又與南冥曺先生有庚甲繾綣之誼今老先生詩集中有三人初度有誰知先甲三年酉是期之句而曰與南冥曺君淸香堂李君皆生於辛酉托爲三庚道義之交實老先生當日自題語也是以生等欲老先生祠廟於培山依宋元諸生舊例與江右先正南冥先生鄕先輩淸香堂先生幷享而以宋堂竹閣先生食焉松堂竹閣則淸香堂先生之子姪而退冥兩先生之門人也伏乞僉尊裁擇而詳敎之以斯文之大役千萬幸甚戊午八月二十八日
右敬通于  陶山書院會中

丹城靑岡精舍會中 進士 盧泰鉉
咸陽 進士 朴圭浩  丹城 進士 河載華  主事 朴在九  晉州 幼學 權宗賁  正言 權重萬  幼學 都錫中  柳絢秀  河漢輔  朴熙  郭  濩  崔佐淳  權德容  丹城 幼學  李相鶴 咸陽 幼學 權載龍  鄭炳錫  沈宜壽  李瑨洙  丹城 幼學 金在涉  咸陽 幼學 李秉默  趙顯珪  晉州 幼學 權相直  柳聲秀  進士 李鎭熏  丹城 進士 李道勉  晉州 幼學 李志松  朴熙道  權秉淳  李志煥  權仁執  權秉鐸  李敎宇  權載浩  丹城 李炳和 等

사림이 도산서원에 보내는 통문

우문을 통유하는 일은 예전에 매자진이 궐리에 가서 성묘(聖廟)가 곡부(曲阜)의밖에 나가지 않는 것을 탄식하였으되 한나라 세상을 마치도록 천하에 다시 부자를 제사하는자가 없었고 당송(唐宋)때에 와서 학교를 세우고 사당을 세워서 위로 왕궁과 도읍으로부터 아래로 부와 헌에 이르기까지 모두 존봉(存奉)할줄 알아서 예전을 닦으니 대개 성인(聖人)을 추모하고 도(道)를 호위하는 생각이 세상을 지내 오래될수록 더욱 크게 발전하는지라 송나라가 남천함에 이르러서는 위로는 성인의 도가 행하지 못한지가 비록 오래 되었으되 아래로는 성인을 높이고 도를 모시는 마음은 또한 진지했다. 때에 주부자(朱夫子)가 출생하여 몸이 백세 치란의 관권(關鍵)1)을 만나서 선성과 사도를 위하여 꾀한 것이 지극하지 않는 바가 없드니 별세한 후에 장구(杖)가 지나간 곳에는 모두 조두(俎豆)를 베풀어 향례를 드렸으니 삼강(三綱)이 빠지고 구법(九法)2)이 떨어진 때를 당하여 반드시 이같이한 뒤에 인심(人心)을 가히 유지하고 오도(吾道)를 가히 천명 할 수 있을 것이니 그 연고를 깊이 생각하면 정이 벌써 슬퍼집니다. 가만히 엎드려 생각하면 우리 퇴도 노선생은 삼남의 선부(宣父)3)요 행동의 고정(考亭)4)이라 평일에 기술한 사업과 만나바의 세상이 완연히 주선생과 같이 한길에 나왔으니 금일에 인심과 인도를 꾀하면 마땅히 송나라와 원나라의 때보다 백배나 더 합니다. 그러한데 노선생이 별세하신 뒤로 오동의 선생을 위하여 사당을 설립 한것이 거의 주선생과 같드니 불행이 방금에 폐한바 되여 지금은 노선생의 사당이 도산밖에 남지 않고 또 시대가 서경(西京)의 세상이 아닌 즉 사람의 탄식이 어찌 다만 매자진(梅子眞)으로 더부러 같이 말하리요. 이러므로 두루 묻고 널리 꾀하여 비근 단구 배산의 옛 마을에 노선생의 장구지소를 얻으니 이것이 오향 선배 청향당 이선생으로 더불어 같이 신유년에 나서 대왕하던 구예가 있고 또 남명 조선생으로 더부러 동갑으로 친밀한 정이 있은지라 지금 노선생 시집중에 삼인 초도 유수지요 선갑 삼년 유시기란 시구가 있어 말하되 남명 조군과 청향당 이군으로 더불어 모두 신유년에 나서 삼경 도의 지교를 맺은 것이 실상으로 노선생 당일에 스스로 쓰신 글이라 이로써 생등이 노선생 사당을 배산에 창설하고 송나라와 원나라 제생의 구례에 의거하여 강우 선정(先正)남명선생과 향선배 청향당선생으로 버불어 같이 향례하고 송당 죽각 두 선생으로써 배향코저 하오니 송당과 죽각은 청향당선생의 아들과 조카이고 퇴계와 남명 두 선생의 문인입니다. 볼걸하옵건대 첨존(僉尊)은 재택하여 자세히 가리쳐서 사문의 큰일을 마치게하시면 천만번 다행하겠나이다.
  무오 팔월 이십팔일
  위는 도산서우너 회중에 공경이 통문합니다.

1)관건(關鍵)은 문에 잠구는 자물통이니 요긴한 계관을 말함
2)구법(九法)은 중용에서 나온 구경의 법이다
3)선부(宣父)는 공자의 별칭임
4)고정(考亭)은 주자의 별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