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마음이 한울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입맛이 당기는 점심 식사를 했다. 내가 할 일의 가닥이 잡히고 잘 마무리 될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인간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 이름을 남긴 이유에 정직한 마음이 보일때 후세의 믿음이되고 수호신이 된다. 정직한 마음은 미래를 창조하고 흔적을 유지하는 한울님이 된다. 나에게도 이름을 남길 이유의 형상이 있지만 아직은 미완성이다. 다음 세대의 믿음이 나의 정직한 마음을 보았을 때 완성되고 형상이 보존 될 것이다.

   많은 위토와 금양토지를 가진 문중이 봉제를 지낼 돈이 없어 매년 빚타령을 하고 있었다. 병철 종숙부는 학창시절부터 문중을 바로 세울 사람이 '진원'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하셨다. 종숙부의 간절한 마음인지 문중 일을 회피 할수록 이상한 흡인력에 이끌려 들었고 불가사의한 지금의 결과를 꿈처럼 이룬 것이다. 멸문의 전설을 가진 합천이씨문중이 지금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 허울 뿐인 큰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 선민을 버린 한울님처럼 다른 곳의 참게와 붕어가 기어들어 번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장례문화를 전공한 어느 교수가 한국에서 보기드문 가장 신성한 봉안당이라고 감탄했다. 정직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정직한 마음으로 만들어 놓은 형상을 정직하게 감응하는 것 같다.
   준공한지 10년이 지났다. 그 이전의 20년이 피눈물 흘린 세월이었다. 잃어 버린 위토와 선산이 태반이고 절반도 남지 않은 종중재산마저 탐하는 일족들의 항거를 이겨낸 시간이었다. 아직도 항거를 멈추지 않는 한 두 가문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인생이 짧은 줄을 알면 부질없는 그들의 탐욕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산청, 진주, 횡천, 고전, 하동 등 서부 경남에 산재한 시향봉제를 모시는 선조의 묘소를 모두 이장하여 추원당에 영령합동봉안제를 올렸을 때 나의 임무는 끝난 것으로 여겼다. 그것이 시작 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가족으로부터 소외 되어 독거노인이 된 후였다.

   식탐이나, 음탕한 성욕 등 탐욕이란 모양새만 다를 뿐 정직하지 못한 사람의 통념이다. 이기적 탐욕은 메마른 바위처럼 정직한 마음의 씨앗을 움트지 못하게 한다. 연약한 바래기의 실같이 가는 풀뿌리에 감긴 바위돌이 흙으로 부서지는 세월이 지나면 그 씨앗은 싹트게 된다. 그렇게 긴  인간의 세월도 정직한 마음 속에서는 찰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