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회장의 자격

  매사는 많은 사람을 위한 일이 대부분이다. 아버지가 하는 일은 가족은 물론 사회와 국가에 그 영향을 미친다. 나의 건강은 종중의 목표를 위해서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말이다. 종중 납골당의 행정의무 미필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이기며 공사를 준공 하면서 받은 육체적 과부하는 나의 건강을 엄청나게 소진시킨 것 같다. 한 여름부터 시작하여 가을 시향전날까지 공사를 독려했던 시간이 참으로 힘들었었다.

  나의 육신은 예전같지 않다. 사지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근육 수축증이 심하여 한 두 주일이면 풀렸던 몸이 이제는 두 달이 지난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물리치료사에게 몸을 맡길정도로 여유가 있는 환경도 아니다. 한 주일에 두 번을 다니던 공중탕을 세 번으로 늘려 근육의 피로를 푸는 정도다. 종중봉안당은 아직도 미완성이다. 이것이 완공되고 자생력을 가질때까지는 나의 건강도 필요한 것이다.

   부회장을 맡은 종윤이는 종중돈을 맡았을 때 회장 허락도 없이 제멋대로 돈을 쓰고 아직도 갚지 않고 있다. 남의 절 짓는데는 새벽부터 노동봉사를 하면서 종중의 공사는 남의일처럼 여겼다. 종중땅이 팔려 돈이 생기니 또 훔쳐먹고 싶은지 사업을 중단하라느니, 회장 마음대로 돈을 쓴다며 모략을 하면서 분탕질을 하고 있다. 이들 형제를 또 용서한다면 종중은 네 번째 파산을 맞을 것이다. <起承轉結>의 마지막 글자가 제자리에 오지 않았다. 종중재산 처분으로 감당되지 못하면 외자나 회장의 사재를 털어넣을 각오다.

  나의 건강이 이렇게 중요한 것인 줄 요즘 더욱 실감한다. 당장이라도 자기의 재산를 털어 납골당 주차장을 준공하고 태양광발전기반을 조성하겠다는 후손이 나타난다면 쌍손을 들어 환영할 것이다. 더하여 홈페이지 인테넷 족보관리와 종중자료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겸해야 종중의 책임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종중의 책임을 맡을 자격이 없다. 적어도 나의 신념과 의무감를 나와 같이 구비한 후손이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종중 회장 이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