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시절로 돌아온 조폭의 정국

  법의 집행이 정직하지 못하고 신뢰를 잃는 것은 스스로 조직폭력을 재생시키는 동기가 되고, 자신의 로봇에게 스스로 비참한 죽음을 당하는 자가당착이 된다.

  자유당 말기와 4.19혁명,  5.16군사혁명의 성공과 국가제건 최고회의라는 혁명정부가 탄생될 때까지 해병대에 복무했던 나는 정변 때마다 귀가 멍하도록 철모를 얻어맞던 생각이 난다.

  ‘법보다 주먹이 먼저’란 말이 진리였던 시절, 폭력조직의 힘이 공권력을 앞섰고, 개인의 가정, 사회의 사조직은 물론, 지역행정과 일선보안관서인 공권력마저도 조직폭력에 의지하는 형국이었다.

  당시의 정치지도자나 사회지도층의 능력과 신뢰도는 그의 배후에 얼마나 큰 폭력조직이 있는가에 따를 정도였다. 그러니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되려면, 심지어 혁명을 성공하려면 깡패두목이 되지 않고는 불가능하지 않았겠는가. 공화국의 설화는 이를 입증하고 있다.

  ‘토사구팽’의 전형이 바로 ‘삼청교육’ 이었으나, 오히려 이 핑계가 현대적 표현의 ‘마녀사냥’이며, 신토불이 표현으로 ‘미친개훌치기’가 되어 진짜 미친개는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힘없는 우매한 미운 사람만 얼마나 많이 잡았는가! 

  감옥에 다녀와야 국회의원이나 사회지도자가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이고 보면,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죄수들인지 미운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다. 부당한 민원처리를 꾸짖는다고 집단폭행을 당하고도 오히려 공무집행방해죄로 무고를 하여 벌금을 물려 재갈을 물리는 형국은 필경 자유당 말기를 느끼게 한다. 이런 꼴이 지금의 법치민주정치다.

  PC통신으로 미꾸라지가 살 수 없는 진흙에서 연꽃이 피었다는 노벨평화상이 되지 않도록 서민을 위한 김대통령의 선정을 바란다고 축하를 했었다.

 그런 직후 전화가 걸려와 <김대중씨>를 존경하느냐? 안 하느냐? 다잡는다. 

 전화를 거는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

 ‘김대중’이라고 대답하기에.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가진 당신을 말하는가 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기에, 화가 난 나는

 상면도 해 보지 못한 사람에게 전화로 당신의 이름을 존경하느냐고 묻는 몰상식한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고 전화를 끊어 라고 호통치며 수화기를 놓았다. 

 잠시 후 전화가 또 걸려와

 대뜸 대한민국 국민이냐며 ‘김대중 대통령’은 존경하느냐고 물었다.

 국민이 자기나라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당신같이 자기나라 대통령 이름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을 찾고 다니는 미친놈도 처음 본다고 화를 낸 일이 있었다.

  조금도 변하지 않은 그 시절의 서글픈 역사의 반추다.

  자유당 때의 폭력조직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듯한 형상이 요즈음 신문과 방송에 난무하고 있는 것이 무법천지를 연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