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흑 진주 해수욕장

  파도는 해풍과 함께 살며, 언제나 방해와 거역을 싫어한다.

파도와 해풍은 온유한 흐름을 받아주는 곳을 좋아하고, 그곳에서 머물고 쉬고 싶어한다.

그러기에 해풍과 파도가 지나가는 편안한 곳에 화를 내거나 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해일을 만들어 보내지 않는다.

  동서해안의 명사십리 절경의 백사장이 없어지고, 아름답던 부산 송도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은모래 금모래를 볼 수 없는 것도 파도와 해풍의 갈곳을 방해하는 방파제와 옹벽 그리고 건축물 때문에 파도와 해풍이 쉬어가려고 가지고온 모래와 진주양탄자를 모두 거두어 가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은 우리의 상식이다.

  “몽돌해수욕장”은 파도와 해풍이 노래 부르며 즐겁게 편안히 쉬면서 어린 아이천사들과 함께 놀고싶어, 자리깔개를 만들기 위해 억급의 세월을 두고 공룡의 집을 부수어 재활용품‘흑진주몽돌놀이터’로 만들어 준 것이다.

  어항처럼 푸른 해수를 200내지 300미터의 넓은 폭으로 완만하게 깔려있던 ‘몽돌 흑진주’ 위에서 어린 아이들도 느린 파도와 솜털처럼 부드러운 해풍에 안전하게 놀 수 있었던 더없이 넓던 몽돌해변은 절반이상이나 없어지고, 깎아버리듯 급경사의 해안과 험한 파도는 마치 죄인을 덮치려는 포세이돈의 저주같이 느껴졌다.

 이렇게 된 원인은 바로 두 가지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엉터리 선착장 때문이다.

 선착장이 생긴 것은 불순한 종자들의 수고에 대한 보답으로 원숭이 생각보다 못한 발상으로 해수욕장 한가운데 선착장을 만들어 날강도<①시간제한을 강요하는 불법관광. ② 3중의 부당 요금의 갈취. ③상식적 안전수칙의 무시. ④고객을 경시한 위협적 위압적 선박운행. 등>질을 하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소문이 사실같이 인식되었고, 문민정부란 이름을 저들만 잘 써먹고 물러간 잔상이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몽돌해수욕장 흑진주”가 이 고장에서 대통령을 낳았고, 덕택으로 대통령을 잘 해먹었으니 “흑진주해수욕장”이 없어진들 후세 자손들을 위해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발상이 생겼다는 억울한 원망을 들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예부터 잘못을 저지른 제왕은 죽을 때까지나 죽은 후라도 그 혼백은 스스로 두 세 번의 목숨을 바쳐 잘못을 고쳐야 하는 업보가 남아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선진국 지도자들의 숙명적 전통이라고 하던데, 우리나라는 후진국이라 핑계와 남을 원망만 하고 세월을 보내도 백성의 고혈을 빨아 배불리 먹고 잘살게 엄청난 돈을 대주니 죽기 아니면 살기로 대통령을 했지 않았겠는가.

  그렇지만 나만은 분명 말하고 싶다. 그들을 조금도 닮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흑진주해수욕장”을 살려내는 방법 두 가지를 그를 대신하여 제안한다.

  ◎당장 선착장을 철거해야 한다.

  ◎다음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해안 소나무로부터 100이내는 모든 건물을 철거하고 예전의 모래톱을 살려내어 해풍이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5대양을 주름잡던 마도로스가 꿈을 찾아 진주로 돌아와 ‘진주라 철길을 내 어이 왔던고’하며 서글프게 외쳤던 20년의 세월을 견딜 수 있게 한 “조약돌”의 뜻을 가르쳐 해주었던 곳이 ‘몽돌해수욕장’이었고, 그 아름다움에 취하여 “흑 진주의 낙원”이라 불렀다.

  새파란 파도소리와 흑 진주조개의 노래 소리가 들릴 때까지 우리 모두 조용한 바다에 귀를 씻어야 한다.  (진주시 평안동 이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