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에 감사를 드리며           이 진 원  

우리 방송대학교가 의욕적 삶을 고양하는 보람찬 이성의 피안임을 실감한다. 아집적인 계층의 사고방식을 혁파하여 동일한 이성의 천위궤도에 돌입시킬 수 있는 유일 무이한 지성의 전당이라 찬양하고 싶다.

컴퓨터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팠던 지난 시절이 있었다.

작거나 크거나 옳거나 틀리거나 시시콜콜 어김없이 잠을 깨워 나를 불면증환자로 만들어 뭍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어버린 추억이 있었던 나… 그 당시 나를 괴롭히던 MO(MAN-zero auto-control system ship)시스템은 큰 계산기정도의 6비트 정도의 컴퓨터가 아닐까 여겨진다.

기판만 만져도 캄캄한 그믐밤이 되어 버리고 와장창 부서져 버릴 것 같이 여린 컴퓨터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말이다. 그때의 말썽꾸러기컴퓨터가 이젠 필수 보편화 되어 취미를 겸한 나의 생계수단에도 반드시 필요한 무기가 되어버린 지금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

‘시작은 항상 빠른 것’이며 ‘차근차근 둘러가는 것이 지름길’이란 생활신조의 믿음으로 94년도전산학과를 지원하여 어언 4년의 전 학기를 다 거치면서 나름대로의 목적을 충실하게 잘 달성하였다. 

젊은 학우들과 어울려 열심히 공부를 할 때면 계층의 세월은 마치 허구인 냥 느껴지면서 삼강오륜이 신형 디지털세탁기 속에서 깨끗이 씻겨 버린 듯이 나의 경험과 합리성이 신선한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마로니에와 더불어 젊고 어린 학우들의 도움으로 많은 배움을 얻어 내가 바랐던 만큼의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기쁨으로 마로니에를 떠난다.

비빔밥을 좋아하는 인생이라, 진정한 의무와 질서를 더 배우고 싶은 욕심으로 법학과에 다시 편입했다. 앞으로 변함없는 사랑과 우정을 계속하여 나누어 주시기 바란다.

보이지 않는 감개의 눈물을 닦으며 감사하고 또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모두에게 무궁한 승리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