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수의학과 동물병원장께

  어제 미납한 86,000원을 오늘 귀교의 구좌에 송금은 했습니다만...

  어제 막내의 성화에 못 이겨 강아지를 싣고 귀 대학 동물병원에 갔습니다.

  담당 수의사는 종합검진을 받지 않고는 병인을 알 수 없다고 하며, 약10만원 정도의 경비가 들것이라 하기에 막무가내인 딸때문에 그 경비 내에서 경제적 치료를 다 할 수 있도록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러했는데도 결과는 수액요법과 피하주사(13,000원)를 받기 위하여 재활 가능성도 희박하다면서 저의 요구에 따른 약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168,000원이란 종합진료비를 청구하는 어이없는 일에 딸자식의 인성교육을 감안하여 힘들게 참고 돌아왔습니다.

  경제적 가치를 감안한 합리적인 치료비가 들도록 그렇게 당부를 했는데도 10,000원짜리 인형의 가치와 진배없는 강아지임을 알면서도, 상아탑의 교수들이 아동의 감수성을 빌어 합리적이지 못한 처방은 배임행위와 진배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경고를 드립니다.

  이런 경우에, 어린이의 마음을 달래주면서 부모의 말씀을 믿도록 조정하는 미덕의 능력이 수의사에게 반드시 있어야하는 사명으로 생각합니다.

  가난한 부모들도 동물을 사랑하며 키울 수 있어야 하는데, 귀 대학의 동물병원은 골빈 졸부들만이 살아 있는 인형을 가질 수 있고, 서글픈 소시민의 부모는 자식과 병든 불쌍한 동물을 사랑할 수 도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경상대학동물병원에서는 이 이상 더 치료비를 원하지 말고 강아지 ‘설복’이와 딸을 위하여 재활 할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주시기 진심으로 바랍니다. 선의의 애정을 돈으로 환산하는 어리석은 상아탑의 이름이 된다면 강아지가 죽은 이후라도 귀 대학의 동물병원은 인터넷의 “가십”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