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밤
1 학년 제 충 기
향기로운 마른 풀 냄새와 소 마구간의 거름 냄새가 코를 찌르는 여름밤. 모기 소리는 가늘프시 다 기울어진 농가에 찾아드는가 하면, 밤비는 소근소근 정답게 내리고, 저멀리 논두렁에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개골 개골 들려오는 시골의 여름밤, 나는 모기와 싸워가며 옛 일을 돌이켜 본다. 지나간 허망한 꿈을, 후일의 이상에 잠 못이루고, 멀리서 엄마찾아 우는 개구리 울음소리 이몸이 둥둥 떠서 하늘 나라로… 앗차! 내가 또 잤구나!일어나 보니 책상위에 원지가 놓여있었다. 한추억 한추억 새삼스럽게 생각만 하면 어느새 눈시울이 흐려져 하늘나라로 달리는 이몸, 모기소리가 앵앵 거리며 잠자는 내모습이 얄밉기나 한 듯이 싸이렌을 울리면서 침(針)을 놓는다. 앗차! 또 일어나 보면 연필을 소네쥐고 졸았구나. 창박에 우수달은 개구리 울음 소리에 장단 맞춰서 보슬비에 맞은 지붕의 집사랑에 똑딱 거리면서 나도 몰래 꾸벅 그치면, 뒷집의 귀뚜랑 할멈이 찌르러 찌르러 베짜는 소리에 잠이 깨어서 눈을 크게 떠 보려고 할 때, 산너머 저 동리에서 닭소리가 꼬끼오 꼬끼오―. 흐스럼한 적막이 깨쳐 주구나. 나는 또 어느새 잠이들어 드러렁 드러렁 코를 고니 논가에 개구리도 개골 개골 그친다. 여름 밤의 풍경만 우수같이 고요히 비쳐 주구나. 밤비는 보슬 보슬 내리고 개구리 울음 소리만 여름밤이 처량하게 울려 주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