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한방의학(漢方醫學)

5-1 알기 쉬운 한방 요법

한방약과 민간약은 다르다

  약방이나 백화점에서 팔고 있는 인삼정이나 임삼 에키스 또는 로열제리 같은 것을 한방약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한방약이 아니다. 억지로 이름을 붙인다면 생약이라고 할까. 또 사람들 중에는 중국산의 생약을 한방약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이것은 큰 잘못이다. 물론 한약(한방약)에는 중국산의 것도 들어가지만 이밖에 중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혹은 중국을 거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생약도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또 민간약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예날부터 민간에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생약을 대개는 단미(單味)로 달여서 약으로 쓰는 경우가 그것이다. 즉 글자 그대로 민간의 소박한 약물――그것이 민간약이다.

   그러면 한방이란 무엇이가? 한 마디로 말해서 한방약이란 몇 가지 생약을 조합(調合)해서 만드는 데에 특징이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부작용을 없게 하여 상승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장약을 조합할 떼에는 한방 의학적으로 진찰하여 환자의 체질이나 병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동서 의학의 차이와 교류

   한방과 현대 의학의 차이는 대개 다음과 같이 비유 내지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감기에 결렸을 때, 열이 높을 경우에는 그열을 내리게 하면 된다. 열을 내리게 하는데는 아스피린을 먹고 기침이 나는 경우에는 기침을 멎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 현대 의학의 치료 방법이다. 그러면 그것으로써 감기가 완전히 덜어지느냐 하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몸이 노곤한 것이 여간해서 본디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일 주일 내지 열흘은 좋게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감기' 자체를 문제로 삼는다. 열이 난다, 기침이 난다는 것이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고, 몸 안의 보디대로 돌리려는 힘(자연 양능)을 도와준다. 그리하여 기분 좋게 되어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그러므로 환자의 정신적인 것, 육체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개체의 생활력――것으로서 다룬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위(胃)니 간이니 폐니 심장이니 하는 몸의 부분과 열이니 기침이니 하는 개개의 증상을 주로 다룬다. 현대 의학의 이치는 건강, 불건강이라는 무대에다 막을 내려놓고 막 바깥에서 리뷰를 하고 있는 격이다. 그러나 그 내려진 막을 열고 저쪽을 보는 것이 곧 한방인 것이다.

  요즘 유럽,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동양 의학을 배워라"라고 주창하면서 한방과 침, 뜸 등이 크게 채택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방에서도 현대 의학의 여러 가지 기술적인 면을 채택, 도입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