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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템즈강과 영국노조
국민소득 만 불의 원년이었던 병자년이 새해를 맞았다. 국제자유노조연맹(ICFTU)과 국제노동기구 간부 4명이 한국에 들어와 파업노동자를 선동하자 주권을 침해한 반정부행위라는 지탄을 받았다. 내가 해외취업을 할 때, ITF(국제무역해운노조연맹)에 시달렸던 생각이 났다. 권리만 있고 책임이 없는 한국의 노조가 ITF를 닮았다. 내가 이들에 시달린 20년전 일이 생각나게 한다. 한 때 나도 dollar maker였다는 사실을 색바랜 선원수첩이 말해주는 것 같다. 해기사 면허취득을 위한 6개월의 실습을 할곳이 없었다. 이를 악용한 선주(선장)는 3등기관사 자격(아프렌티스 엔지니어)으로 수당25$로 1년이상의 의무승선을 조건을 강요했다. 정부는 외화를 벌이라는 명분으로 인권착취를 묵인했다. 이것이 민국소득 2만$입국의 희생인지도 모른다.
1975년쯤의 일이다. 서너 시간의 하역작업이면 끝날 수 있는 철재화물을 선창의 맨 위에 싣고 런던근교의 리버풀 항에 입항했었다. pilot station에 정박시켜 둔 채 이틀쯤 지났는데 해운노조의 하역거부로 출항계획마저 알 수 없게 되었다. 런던 관광이나 하는게 좋을 거라는 Agent의 연락이 왔다. 빚에 쪼들린다는 영국이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해 노조까지 합세하는 것으로 여겼다. 사실은 편의치적선이라는 이유로 ITF(International Trade labors union Federation)노조에서 하역작업을 거절한 것이다. 영국 해운노조의 야비함이 일본의 식민사관을 연산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ITF란 영국의 해운노조가 만들어낸 국제무역해운노조연맹이다. 백인해원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세아의 개도국의 고급 해원들로부터 고임금의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백인노조행동 조직이다. 허울 좋은 그들의 동등 대우란 구호가 마치 공산주의의 평등과 같다.
구미 선진국과 일본 해운회사는 고임금 인력고용으로 인하여 경영적자가 증폭되었다. 두 번의 오일쇼크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은 해운불황으로 이어졌다. 고급노동을 창출하는 개도국의 저임금 해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선진 해운국들은「자국적 국민이 자국적 선박 항공기의 승무원이 될 수 있다」는 법을 피할 수단이 편의치적선이다. 선적항을 경쟁하듯 타 국적으로 바꾸어 고급 해원을 저임금으로 고용하게 되자, 해운회사와 백인해운노조간의 갈등에 개도국의 해원들은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되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Green Global이니 HiTech Consortium같은 국가분업 또는 결합등 미래 지구환경과 산업에 대한 말들은 공상에 불과했고, 콧대 높은 선진국은 제 먹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까운 그들의 기득권옹호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 노동조합의 근성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ITF는 편의치적선의 개도국 해원들도 백인의 동일직급의 직무를 수행할 경우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보호한다면서 노조비까지 착취하기 시작했다. ITF의 요구에 불응하는 편의치적선은 해상운송작업을 거절하겠다는 선포를 한 직후여서 우리 선박은 2주간 체선를 하여 런던관광을 하게된 것이다. 한국의 노동조합도 영국에서 캐나다 미국 일본을 거쳐 수입된 것으로 ITF를 닮은 노조가 관료적 기득권까지 더해진 채로 지금도 건재하고 있다. 다만 대처 수상과 같은 위인이 함께 수입되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처음 런던에 갔을 때는 영국노조의 전성기였다. 이와 반대로 국운은 태양이 지기 시작한 영국이되기 시작한 때였다. 런던브리지 아래서 면장갑을 끼고 강물에 손을 넣어면 회색빛으로 염색이 될정도로 검푸른 템즈강물이었다.
노동조합이 사라진 요즈음은 강물에 낚싯대를 담근 노인들의 웃음소리가 옛 대영제국의 영화를 되찾은 듯하다. 영국의 자존심으로 알려진 국제금융보험의 대부인 로이드사가 망할 뻔했던 것도 영국의 노조가 일조 한 셈이다. 그 증거가 다음과 같은 하역작업이다. 세네 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하역작업을 2주 동안이나 거절했다. 다른 나라들로 부터 운송지연에 대한 손해보상청구가 쇄도하였다. 선주는 출항하여 다음 화주의 화물부터 하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제일 위에 실린 영국화물을 들어낸 후 다음 화물을 하역하고 다시 영국화물을 재 선적하는 작업이 일곱 번이나 되풀이 되었다. 지중해를 일주하고 영국으로 되돌아 왔다. 많은 하역임금과 화물손상, 운송지연 체선금 등 모두가 영국 로이드사가 변상 할 몫이다. 20여 일이 지나 영국으로 되돌아 왔을 때는 2시간도 되지않아 하역을 마쳐주었다. 이것이 영국의 ITF의 실체인 것이다. Agent에게 영국 신사도를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하자 큰 코를 만지며 씩웃는다. 어떤 나라도 가치가 전도된 기득권 옹호는 선진국이 될 수가 없게 되고, 내재된 기득권 의식을 개혁하지 못하면 부정부패 무정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