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도전 2

   3시에 맞춰 둔 스마트폰의 알람에 일어났다. 어제 밤에 챙겨둔 준비물을 차에 싣고 아내가 끓여준 따끈한 커피를 마신후 서부 IC로 갔다. 4시10분전이었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마침 동아리 선배가 도착하여 함께 일행이 있는 곳을 찾아 갔다. 진주회원을 합승시키고 출발한 시간은 4시10분이었다. 키가 큰 연합회장이 우리를 안내하고 짐까지 챙겨주었다.

   경기 직전에 답사한 코스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모습이 진지해 보였고 이런 정보를 사전에 공유시키주는 연합회장이 고마웠다. 폭죽이 터지며 경기가 시작 되었다. 푸른 가을 하늘을 캠프스로 그린 불꽃이 하늘을 더 높게 만들었다. 부푼 가슴이 뛰기 시작하자 스케이트가 저절로 미끄러져나갔다. 약속이나 한 것 처럼 컴베어벨트 위에 선채 미끌어져 가는 선수들처럼 서로 다투지도 않았다.

   상쾌한 바닷 바람이 선수들의 사이를 조금씩 벌려놓았다. 입 안이 마르고 숨이 차는 순간 나의 눈 앞은 텅 빈 길만 길게 뻗어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앞 가슴에 불어오는 바람을 두 팔로 밀쳐내며 엎드려 노를 젓듯 발을 들어 힘껏 앞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땀이 나고 입안에 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길 위에 사람들이 나타나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두 번째 도전한 이라인 마라톤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아내는 무리하지 말라고 부탁했었다. 나는 21Km를 한 시간 내에 주파할 것이라며 큰 소리를 쳤던 것이다. 내리막길 반환점에서 속도를 줄이려고 브레이크를 걸자, 블레이크가 터진 자동차처럼 오른쪽 언덕바지로 사정없이 쳐박혀 버렸다. 오른쪽 스케이트 휠 뒷축 마운트가 통쩨로 빠져 버린 것이다. 단단하게 낀 보호대 덕분에 작은 부상도 당하지 않았다.

   스케이트를 벗어라며 의자를 내어주는 속도 체킹 요원에게 나의 주행시간을 물었더니 20분 정도란다. 신발 고장이 안 났으면 40분대에는 결승지점에 도착했을 것이란다. 부끄럽고 아쉬웠지만 핑계같은 위로가 되었다. 아내에게 부끄러워 행사요원의 말을 변명처럼 전해주었다. 아내는 신발 고장이 나를 보호한 것으로 여기라며 안전에 항상 대비하란다. 화를 내지 않는 아내가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