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사상의 몰락

  경로사상의 몰락은 모든 제국의 몰락을 가져온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사실과 진실이 역사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오늘 내 일과의 시작은 우리사회의 타락해 버린 경로사상의 현장이었다. 공포와 울분에 쌓이면 힘없는 노인도 자기방어를 위해 이성을 잃고 극한의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산을 다녀오기위해 이른아침에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전조등을 켜고 안개가 낀 어둑한 길을 나선다. 간선도로에 나섰다. 양편에 불법주차를 하는 바람에 권리와 의무선이 무시된 인사동의 거리다. 이 핑계로 역주행을 다반사로 한다. 오늘은 한 젊은이가 속도를 내어 역주행을 하면서 나의 차앞으로 사정없이 다가온다. 얼마나 놀랐는지 급히 차를 세웠다.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꺽어 내 차 옆에 바짝 붙어선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차를 바라보았다. 검은 차창이 열리더니 나를 보고 '왜 째려봐!' 하는 것이다. '운전을 어찌 그렇게 하느냐'고 꾸짖었다. 어 이것봐라, 당장 차세우고 내려! 하는 것이다. '참, 호로자식일세!' 했다. '뭐, 호로자식이라고? 당장내려 임마!' 하는 것이다. 내 차 뒤에 줄을 선 차들이 경적을 울린다. 경찰을 부르려다가 할 수없이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선산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블랙박스를 달아야 겠다는 생각에서 자동차 오디오전 문집에 들렀다. 낡은 차량에 블랙박스를 다는 것이 우스운지 값이 적당한 것을 지적하여 달아달라고 했더니, 17만원짜리는 아프터쓰비스가 안되는 제품이니 그 위에 등급인 23만원짜리 블랙박스를 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회사의 상품인데 아프터 써비스가 되고 안되는 것이 있느냐고 했다.

   사후관리를 하기 위에 오프라인 업소를 찾았는데 사후관리가 안되면 이곳에서 달 필요가 없다고 했더니, 하기싫어면 그만 두라며 노인라고 장난을 하는 것같다. 인터넷에서 사 가지고 오면 수수료만 받고 달아준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산 물건은 내가 직접달지 당신에게 올 이유가 없다'며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