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혁신

 

 눈을 뜨자마자 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소식을 보았다. 쇼트에서 연아와 버금가는 두 선수가 은근히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박력있고 쾌속으로 과감하게 펼치는 스핀의 큰 기술이 연아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세련미를 앞지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역시 연아가 은메달에 머물렀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 피켜도 아름다움과 힘찬 박력을 기술에 접목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이 새롭게 시작된 것이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이보다 더 힘차면서도 멈춤이없는 속도감과 과감한 기술을 펼치지 않으면 메달을 바랄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다. 연아는 실수 없이 종전의 우아한 기술만 연출하면 금메달은 딸 것이라는 언론들의 비평에 안주했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선수는 연아보다 한 수 위의 큰 기술을 하나더 구사했고, 속도 감이 월등했다. 다만 미적 구성감이 연아만 못하였고 점수차이가 너무 컷던 것이 편견으로 느껴졌다.

  연아는 최선을 다하여 그의 능력을 120% 발휘했다. 만약 연아도 러 선수가 머리끝까지 뒤로 다리를 들어올린 멋진 스핀을 했더라면 금메달을 땄을 것이다. 연아는 러 선수의 절반밖에 들어올지 않은 스핀을 했던 것이다. 이 차이의 기술로 금메달을 잃은 것 같다. 매사에 혁신하지 못하면 뒤쳐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심지어 정직한 배려도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