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불
- 진주성의 낙엽-

 

웅암 이진원  

 

   진주성 초 겨울의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세운다. 금잔디 위에 골고루 덮여있는 낙엽이 금잔디와 손을 맞잡고 정다운 연인처럼 바람이 불어도 굴러가기 싫어한다. 오늘따라 잔디 뿌리가 따뜻한 겨울을 나도록 덮인 낙엽이 포근한 이불처럼 보인다. 그런데 공원관리 인부들이 잔디위의 낙엽을 힘들게 쓸고 있다. 참으로 딱한 모습이 어리석게 보인다. 놀고 먹는다는 소리가 두려워 억지로 하는 일 같다. 포장된 길바닥의 낙엽이라면 쓸어모아 잔디위에 뿌려준다면 납득이 갈 일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어머니 같은 대지는 모든 생명을 위해 최선의 사랑을 베풀며 희생했다. 겨울이 되면 대지는 베품의 사랑을 멈추고 조용히 쉬어야 한다. 이를 감사하게 여기는 아버지 같은 하늘은 어머니의 살갗이 상하지 않도록 낙엽을 내려 고생한 어머니의 땅을 편안하게 쉬며 따뜻한 겨울을 나도록 낙엽으로 이불을 만들어 덮어 드리는 것이다.

   천도경전에 <천지부모>라는 법설이 있다. 어머니는 땅이요 아버지는 한울이라는 속담의 진리는 동서양이 같다. 모국이나 고국을 의미하는 대지를 일컬어 Mather's Land라 하고, 사람의 출생근본을 이르는 하늘과 땅을 함께 지칭하는 말은 조국이라 하여 Father's Land라 한다. 이 아름다운 진주성의 다정한 겨울 정취를 얼씨년스럽게 굴레를 벗긴 망아지를 오양간에서 쫓차낸 겨울처럼 만들려는 것인가.

  낙엽이 잔디를 덮어주는 의미를 혜아릴 수 있는 모습을 지우면 안 된다. 무슨 뜻이 있는지를 공원관리자도 시민과 같은 생각을 가졌으면 더 좋겠다. 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같고, 겨울 잔디의 뿌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같다면 납엽은 진주성의 겨울은 포근하고 따뜻하게 보내는 하늘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눈이 내려 진주성을 하얗게 덮을 때까지 낙엽을 거두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