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원 점 자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생각도 못했던 일들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피식 웃고 말아 버릴 일이 아니다.

 내가 앉은자리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수험생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불안 같은 것이나를 괴롭혔다.

 덤덤해 보려고 해도 담담해 보려고 해도 참기가 힘이 든다. 

 가설은 가설을 낳고 가설이 진리가 된다는 인간의 모순된 표리를 본다.

 

 참과 거짓의 한계와 경계를 잊게 하는 순간 순간의 영상들이,

나의 머리를 뒤흔들어 마치 하나, 둘 숫자까지만 가까스로 기억하는 원숭이 머리가 되어 버린 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286컴퓨터의 프로그램처럼, 도저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의 갈피는, 무작정 그 무아경 속에서 만세를 울음 섞인 소리로 절규하듯 고함 질러 대는 북한의 동포를 나도 모르게 닮아 가는 것은, 내 눈에 안개가 덮인 것처럼 희미해지는 텔레비전 중계 영상이 말하는 것이리라.

 

 연극 무대의 연기자들의 마음이야 낸들 알까 마는,

 그래도 일억 사천 만 개의 눈망울을 적시게 한 연극 주제는 반세기의 한이 보여준 서러움이었다. 이들의 서러움이 환호로, 가슴에 북받치는 통한이 함성으로, 메아리쳐 연기자들 스스로를 울도록 하였고, 그들만의 동굴의 진리를 진정으로 알게 하였으리라.  

 

 그림자가 빛의 존재를 알려준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아름다운 이 순간이 아무런 조건 없이 나의 부풀은 가슴에 풍요한 행복을 가득히 쌓아 주었다.

 내일이야 있건 말건.

 이 순간의 아름다움이 진실로 이어가고,  

 

 가설이 가설을 만들어 진실로 착각할 지라도, 한민족이 함께 가난해 질지라도, 오순도순 정직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내 바람인걸.

 부의 정도가, 힘의 크기가 민족 모두의 행복을 지키지 못한다.

 

 정직한 마음의 사랑이 없는 강국은 위선자들의 욕망만을 충족하는 지옥일 뿐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이토록 나를 눈물나게 할 줄이야.

 오늘따라 멍텅구리 같은 TV도 친구처럼 고맙게 느껴진다.(원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