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할 수 있는 능력과 지식

                                                                                                                            원 점 자
 

  ‘아는 것만큼 사물의 진실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본교에 입학하여 자주 들어왔다.

  그 때는 미쳐 진지하게 의미를 되 새겨 보지도 못한 채, 살같이 지나버린 시간은 어느새 방송통신고교를 졸업하게 되었고, 벗 따라 강남 가듯 대학입학원서까지 내고 보니, 그토록 부러워했던 학창시절의 학우들과 모교, 은사님도 생기게 되었으니  그 큰 기쁨이 참으로 한량없다.

  예전에 깨닫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간의 애정과 우정도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혜안을 갖게되고, 사회의 각종정보를 이해함으로써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게된 것은, 갱생의 샘물을 마시고 고질적 아집에서 탈피하여 생각이 바뀌어 버린 사람처럼 예전과 달라져버린 나의 발상에 스스로 전율하기도 하였다.

  지식은 남을 사랑하고 이해 할 수 있는 능력이며, 남을 배려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나아가 행복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찾아낼 수 있고 또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임도 알게되었다. 이렇게 지식의 정의를 내 멋대로 패러디 해 볼 정도가 된 것 역시 사고의 천지개벽과 같다고 믿는다.

  인간의 이성이 변하는 것은 죽음과 같다는 속담도 많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인간은 스스로 변하기를 꺼리고 있다. 환경의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동물이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그러나 엄청난 변혁도 사소한 동기부여가 이루어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종종 스스로 ‘카오스이론의 신봉자’라는 농담의 의미를 알게된 것도 이 때문이다.

  94년경 남편이 노년의 학습을 위하여 방송대학에 편 입학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공부만 많이 하면 뭣하냐고 비아냥거리면서 “나도 대학 문턱이나 밟아 봤으면 한이 없겠다”고 투정을 부려 보았다.

꾸지람이나 화를 낼 줄 알았던 남편은 그 말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당신 정말이요? 대학가는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참 쉽소!”한다.

“말로냐 못할 것이 없지요.., 기초가 있는 사람이야 어느 대학을 편 입학한들 쉽겠지만 나한테는 그림에 떡이지!” 했다. 그러나 남편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일년동안 책 한 권을 세 번만 읽으면 되는데...” 하며 혼자 푸념하였다.

  그 후 수일이 지난 어느 날 남편이 곱게 포장한 두툼한 책 한 권을 선물이라며 연습으로 한번 읽어보라고 하였다. 간추린 ‘고입검정고시’였다. 편안한 마음으로 문제를 읽고 답을 맞춰보았다. 상식문제처럼 해설도 쉬웠다. 영어와 수학이 막연하였으나 남편의 도움을 얻어 6개월이 채 못되어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하였다. 창원 검정고사장에서 처음 만난 친구의 다정한 안내로<푸른솔고등학교>에 편 입학하여 재학습을 거쳐 방송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졸업의 기쁨과 행복을 얻게된 것이다.  

<방송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에게 논어의 글을 나름대로 풀이하여 선물해준 남편의 뜻을 고맙게 생각하여 말미에 이 글을 옮겨 학우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배움의 아름다움과 진실


  그토록 알고싶어하여 배웠고

  깨달음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마다

  되새겨 복습하였더니,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무지한 생각이나

  서글펐던 몰지각이 올 올이 풀려나서

  하나 둘 바른 매듭이 이어져

  베틀이 가벼우니 얼마나 기쁠 지고!


  동문수학을 위하여

  몽매한의 우정을 위하여

  먼길도 험한 길도 잊고

  친구처럼 스승처럼 진리 찾아 서로 도와 배우는

  따뜻한 우정과 신의를 만끽하는 학교 생활이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즐거움이여, 행복함이여!


  바른 꿈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며

  스스로 구하여 얻은 인격자의 능력을

  남들이 몰라주어도 자랑하거나 억울해 하지 않았고,

  오히려 능력에 비웃음을 주었어도 마음 상하지 않았네.

  지식을 얻으려는 올곧은 마음은

  남을 배려하는 능력을 가꾸는 것이며,   

  군자 같은 너그러움을 이루려는 것이니. 

  오 장하다. 우리의 방송고교여!


  <2002. 1. 15 평안동64 좋은날에서 원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