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릇

                                                                                                                                       원 점 자   

 

  휴일이나 명절 등 아무런 계획 없이 조용히 쉬며 공허한 시간을 보낼 때면 나는 반드시 진공 청소기를 집어들고 집안을 시끄럽게 하는 것이 나의 버릇이다.

  어쩐지 멍청히 있는 시간이 아깝고, 지금까지 못했던 진드기를 청소하여 식구들의 알레르기증후군을 예방하겠다는 희생정신의 모성애 때문이라고 좋은 이유를 대기도 한다. 보통 이런 시간에 남편은 조용히 피아노나 기타를 치며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딸은 인터넷으로 컴퓨터음악파일을 듣거나 책을 보는 조용한 자신들의 시간을 가질 때가 많다.

  흰 강아지 설복이 까지도 딸 옆이나 남편 옆에 쪼그리고 앉아 꼬리를 흔들며 음악을 듣는 것 같다.    

  이를 때 막상 나는 자신을 위한 조용한 시간을 갖는데는 너무 인색하다는 생각을 갖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남편이 날더러 ‘당신도 일 중독증 환자’ 같다고 놀리며 혼비백산 집을 나가버리고, 기계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은 강아지는 식탁 밑으로 숨어버린다.

  요즘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현대증후군이란 병이 많이 번져간다는 기사를 신문방송에서 자주 접해본다. 이러한 병이 생긴 이유는 남에 대한 배려를 인식하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 하는 잘못된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만들어 잘못된 환경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가만히 있는 자기를 남들이 괴롭히려 한다는 생각 때문에 생겨난 우울증 환자로, 심리학자들과 신경외과의사들이 진단한 현대병이 현대증후군이란 병명이란다.

  이 병은 생활습관에 의하여 생겨나는 수가 많다는 이론이 나에게 설득력을 갖는다. 일 중독증한자, 컴퓨터 중독증환자, 무기력중독증환자, 등등 스스로로 소외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지가 많은 조건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생활의 버릇이 병을 만들기도, 병을 낫게 할 수도 있으며, 남의 병이 들게도, 남의 병을 낫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때로는 명상음악도 들어보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버릇을 바꾸어 보려고 노력해 보기도 하지만 작심삼일이다.

  요즈음의 지구촌의 세상살이가 각박해지는 것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자기의 주장이 옳아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며, 국가 간, 종교간, 인종간, 정체간의 강한 자 들의 편견적 아집인 그들의 버릇 때문이라 생각한다.

<2001. 10. 17 평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