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회관 경로식당 일기

2012년 4월 16일 월요일 화창(하대1동)

                                          

    복지관에서 식권을 받은 후, 공과금 자동납부통장 잔액이 모자랄 것 같아 미루었던 통장정리를 하려고 중앙우체국 자동출납기에 통장을 넣었더니, 술 취한 놈 외상 술 값 계산하 듯 정신이 하나도 없다. 몇 번이나 통장이 왔다 갔다 하더니 인쇄가 중첩되는 바람에 도무지 알아 볼 수가 없는데다, 작년 12월 말일로 되돌아 가 마감되어 버렸다. 직원에게 통장을 주며 다시 정돈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여직원은 통장확인도 않고, 기계에 잘 못 넣어면 그렇게 된다고 단언한다. 공무원이나, 국공기업의 직원들, 또는 은행직원도 우선 책임을 회피하는 버릇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예전보다 말 소리가 좀 작아진 것 뿐이다. 대국민의식이 국회의원의 언행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자 아침이라고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았다.

 「잘 못 넣는 것이 어떤 경우인지 설명해 보시오.」하고 물었다.
 「기계가 인식한 여백이 남아 있을 때 새 페이지를 넣어면 이렇게 됩니다.」
 「인쇄가 시작되는 위치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 다음부터는 순차적으로 인쇄가 되어야 할 것이 이 아니오!」
 「그렇습니다.」
 「노인이라 잘 못넣었을 것이란 선입감으로 상대를 인식하는 습관을 고쳐, 매사를 확인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소양을 가져야 됩니다.」
 「미안합니다.」하고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듯 대답하는 소리가 너무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여러 대의 기계가 모조리 고장 날 때까지, 첫 번째 기계는 고치지 않을 것 같다.

   500원짜리 점심을 얻어먹는 독거노인이 매월 20만 원이 훨씬 넘는 공과금을 납부한다는 것은, 한 푼도 벌지 못하는 노인이 자신이 안식처마져 빼앗기는 형국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의 부패행정의 전형을 지적하면, 50만원짜리 자동차에 연간 100원이 넘는 세금을 물린다. 환경부담금도 자동차세도 의료보험도 자동차 출고시의 형식배기량을 기준하기 때문이다. 민생조건을 실정한 형평과세가 아니다.

   수억짜리 자동차의 세금보다, 50만원짜리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것은, 몰락한 공산사회주의의 평균등과세법이다. 형평과세가 아니다. 자동차가 소비하는 기름량에 따라 환경부담금과 자동차가격에 따른 보유세 및 의료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불평등과세 때문에, 국회의원이 탕진하는 세비를 역비례 해 본다면, 나와 같은 조건의 독거노인이 간접세와 환급없는 부가세를 포함한다면 연간 수천수백만원에 당하는 노년의 행복한 여생을 착취당하는 꼴이 된다.

   이렇게 희생당하고 있는 노인들이 500원짜리 식사라도 편안하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청원을 해도 30년이 다 되도록 시장과 공무원들은 억울하면 오지말라고 일축한다. 전란을 겪은 한국의 노인들은 년 356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국가로부터 5000원짜리 이상의 점심을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부정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이 탕진한 돈이나, 그들에게 착취당했던 우리들의 권리만이라도 되찾는다면 복지회관보다 더 나은 자활적 은혜를 베풀고도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