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5월 15일 일요일 맑음

손녀와 노을공원에서

매 주말이면 노을공원에서 손녀가 제 친구를 만나는 날이다. 오늘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1시쯤에 공원으로 왔다. 오후에는 어린이들이 많이올 것이라는 우리부부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늘 따라 노을공원에는 노인들이 더 많아보였다. 우리가 차지하던 곳에는 할머니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계셨다. 빈자리가 있어 우리도 자리를 잡고 아코디온을 내렸다. 한 노인이 <모란 동백>을 연주해달라고 신청을 한다. 손녀 아진이가 대뜸 그 노래는 모른다고 대답하면서 나비야를 하겠단다. 아진이는 할아버지가 자기의 전속밴드라는 자긍심을 갖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손녀의 노래를 먼저 반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진이는 '나비야'와 '과수원길' 두 곡을 노래하고 할머니들의 박수를 받으며 친구들이 놀고 있는 곳으로 가 버렸다. 마치 연예인이 무대를 떠나는 것 같다. 그후부터 할머니들의 합창을 반주해 주겠다며 설득하여 옛노래를 반주해 주었다. 서너곡을 노래하고 혜어지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해야 노년의 건강을 얻는다는 설교를 잊지 않았다. 75살이 넘는 할머니들이 마치 어린 초등학생 같았다. 오늘도 손녀와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만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