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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9일 일요일 맑음

몰상식한 할애비

3일째 치료를 해선지 몸이 한결 가벼워 졌다. 아내가 딸네집에 가면서 오늘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한번 신어보란다. 기력이 회복되었느지 확인해보란 말이다. 햇살이 퍼진 11시가 좀지난 시간에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나왔다. 어린 아이들이 트랙의 경사를 오르내리며 구름판을 타고 있다. 한 아이는 롤러보드를 타면서 개와 함께 논다.

안전 장구와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 운동을 시작하려는데도 아이들은 트랙을 떠나지 않는다. 내가 아이들에게 파란색 운동장 안에서만 놀고 트랙으로 나오지 말라 일렀다. 손자를 돌보는 할아버지가 '괜찮다, 그냥 그대로 놀아라'고 한다. 나는 '애들을 보려면 제대로 지켜줘야지 사고를 내려고 작정한다'고 꾸짖었다.

그랬더니 '당신은 타면서 아이들은 왜 못타게 하는가!'라고 핀찬이다. '할애비 노릇을 똑바로 해야지, 몰상식한 예절로 어떻게 손자들을 잘 돌보나!' 하며 야단을 치니 그때서야 경고판을 읽어보고 나간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놀면 안된다는 것을 아는데, 할애비는 체육공원의 질서를 어지럽히려 든다. 오늘도 운동을 즐겁게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