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5일 수요일 구름

시위 객(3)

이른 아침(5시반)에 일어나 투표를 마쳤고, 아내는 아침 식사 후에 투표를 하였다. 운동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피로가 느껴졌다.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오는데, 한 노인이 나의 뒤를 따라오며 갈지로 간다며 똑바로 타란다.

이말을 듣고 자전거를 세워 뒤를 돌아보니 이사람도 선다.
"자전거를 잘타면 추월해 갈 것이지 따라오며 시비를 거느냐"고 말했다. 대뜸 대답 하는 말이
"인라인 타는 꼴을 보니 자전거도 제대로 못탄다"며 빈정거린다.
"나이 많다고 함부로 시비를 걸어? 당신 같은 늙은이가 중학생에게 맞아죽기 여반장이야!" 하며 꾸짖었다. 그랬더니 어디 한번 처봐라! 하며 고개를 들이밀며 나의 입을 들이 받는다.
"이자식이 죽고싶어 환장을 했나! 네 나이가 얼마냐?" 하고 물었더니 84살 (37년생)이라 했다. 신분증좀 보자고 했으나 없단다.
"네 나이가 84이면 용서를 해주만 그렇지 않으면 처벌을 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깐 놈이 경찰이라도 되냐?" 하며 더 깐죽 거린다.
"나와 함께 경찰서까지 가야겠다." 하고 강제로 라도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

세상이 무법천지의 야경국가 같이 되어 있으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회도덕이 땅에 덜어져 버린 형국이다. 천수교 밑까지 나를 따라오며 중고 학창시절부터 인라인을 탓 단다. '그때는 이라인이 없었어!' '참 그때는 스케이트지"하고 어물 거린다. 그리고 옛날 진주 국회의원 박영식과 친구라며 우쭐거린다. 박영식의 나이는 나보다 적다. 그때 머리에 떠오른 기억은 '인라인은 그렇게 타는 것이 아니라'며 나의 앞을 막으며 '제대로 배워 타라'고 방해 했던 그 노인이었다.

"박영식 좋아하네!" 하고 뒤를 돌아보니 도망을 가고 없었다. 양아치 같은 이런 늙은이의 행동이 세상을 더 혼탁하게 만든다. 신안동 자전거 도로에서 언젠가 또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