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07일 토요일 비

차별 세상

출근 버스를 타고 가던 아내가 마스크를 사두라는 전화를 했다. 휴일이니 동네 약국에서 신분증을 갖고 가면 1500원짜리 두 장을 준다고 했다. 동네 단골인 문약국에 판매완료라는 벽보가 붙었다. 자전거를 타고 시장통 김약국에 들렸으나 여기도 글이 붙어있다. 큰 길을 건너 아내가 통근하는 정류소 앞 약국에 갔더니 오후 한 시경에 다시오라고 한다.

멀어서 오후에 다시 올 시간이 없다고 했다. 못이기 듯 약사가 신분증을 달라고한다. 그러자 먼저와 있던 아가씨가 자기는 왜 안주는냐고 따지니 신분증을 달란다. 남아 있는대로 차례로 주지 시간을 낭비 하느냐고 말했다. 젊은 여약사가 발끈하며 정리 좀 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인데 짜증을 내느냐고 되나무란다.

남자 약사가 단골 처방자들을 위해서 여유를 두려고 했다는 말을 한다. 사람을 차별하는 정권이 무정부상태를 만드니 약국도 사람을 차별하는 것 같다. 요즘 의약사들이 수고하고 있어 고맙게 여기다가도 정직하지 못한 이런 꼴을 보니 화가 난다고 했다. 늙은이가 죽기싫어 당신들을 괴롭히는 행동으로 보는 것같아 씁슬하다고 말하며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