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0일 토요일 맑음

인라인 예찬

휘트니스 운동을 하지 않는 날만 인라인을 배우겠다고 약속한 아내였다. 인라인을 타지 않으려고 핑계를 댄 것 같다. 매사에 정직한 의지가 없이 말로만 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 중에 정치인이 가장 많다. 정치란 상대가 있는 필연적 급부로 존재하는 정반합이 따른다. 정반합을 이루지 못한 약속은 거짓 변명이된다. 아내가 스스로 의지를 보여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의 책임이다.

5시 자명종이 울려 아내를 깨웠다. 짜증스럽게 불평 불만을 하면서도 꾸역꾸역 채비를 한다. 양눈에 주렁주렁잠뿌리를 매단채 차에 올랐다. 강변의 새벽 바람이 얼굴에 스치자 낮은 노래 소리가 입술을 연다. 지난 주는 한 번을 겨우 왕복했는데 땀방울이 코끝에 맺혔었다. 오늘은 안압이 올라 안경이 흐릴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며 열번을 왕복했다. 급진적 발전이다. 다음 주에는 트랙을 돌 것 같다.

운동복을 입은 채로 차에서 내리는 우리를 본 이웃이 자전거 타고 오느냐고 묻는다. 노인 침해 예방에 좋은 운동이라 해서 인라인를 타고 온다고 했더니 정말 보기 좋은 <환상의 커풀>이라며 칭찬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