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9일 일요일 구름

무술년 성묘일 소감

오늘은 중중의 선산 성묘일이다. 제각에 둘러 관리자 이씨를 만나 제초비를 전해주고 봉안당으로 왔다. 원덕과 용덕 형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10시 20분이었다. 제대로 성묘를 도울 장정 두 사람이 와준 것은 처음이다. 아내는 기뻐했다. 작년 처럼 아무도 오지 않으면 우리부부가 늦도록 일을 마쳐야 한다. 우리부부도 예전 같지 않은 건강이다.

이제는 우리도 늙은 노인이 다되었다. 종중을 지킬 사람을 하루속히 선택해야 한다. 대전 성규와 하동 영구는 올 줄 알았다. 종인가 지명을 방해하는 술수를 부리고 있다. 종중재산을 위탁관리하는 자손들의 담합이다. 이들 부모 생존시는 거역을 하지 않았다. 부모 사후 그 자식들이 담합하여 나를 음해 협박하다못해 테러까지 감행하러든다. 아내는 그들을 투명인간처럼 여기라고 하지만, 자위를 위해 건강을 가장한 모습을 연출 할 수밖에 없다.

원덕 형제가 우리를 도와 힘든 작업이 끝난 무렵(11시30분경)에 종인이가 왔다. 시간을 지켜와야지 빈손으로 성묘를 하나?! 하고 말했다. '연락을 있어야 오지.' 반말로 씨발..하면서 빈정그린다. 아내도 원덕이도 이말을 들었을 것이다. '아재비 한테 말하는 꼴이 호로자식아이가!' 했다. 원덕이가 '할배는 걸핏하면 욕을 한다'고 역성이다. '아재비를 욕하는 니들을 괜찮고, 호로자식이라는 말만 물고늘어져, 이자식들아! 하고 짐짓 화를 더 내게 만든다.

아내는 당신이 화를 내도록 만들고 있으니, 투명인간으로 여기라면 말린다. 아내는 조카들이 힘으로 덤빌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종인이가 얼글을 내밀며 낮은 목소리로 나더러 안경을 벗어란다. 나는 돋보기를 주머니에 넣고 어디 해보라 했다. 나의 두팔을 잡드니 머리를 들어 올린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처들었다. 나의 이마가 찢어져 상처가 났다. 종인이가 두 팔을 놓고 물러섰다. 여간해서 흥분하지 않는 아내도 이런 꼴을 보려고 종중을 지켜야 하느냐며 '일어 만탁수'라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