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2일 토요일 구름비

2018년도 종중 제1차이사회를 소집했다. 자진하여 이사를 지원한 사람과 전직이사 중에 자퇴를 원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이사로 지명하였다. 모두가 12명이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를 바라고 그들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여 종중 일을 처리해 왔던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다. 오늘도 원덕이 혼자 나타나 현장을 확인하려는 프락치 행세만 하고 말없이 돌아갔다. 그 원덕 아들(준권)이 남아 나와 아내의 제초작업을 도와주었다.

이것 저것 물어보는 창원대학4년(산업공학과)인 준권이는 제아비와는 달리 착해 보였다. 문중 항열로 나에게 증손벌이 된다. 준권이의 전공에 대한 미래학습이나 진로에 대한 나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는 자세에 신뢰가 갔다. 이런 아이가 종중의 미래를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지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중을 찾아오는 영리한 자손이 한사람도 없었다. 종중일에 관심을 가지고 묻거나 대답하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손이 없었다.

준권이가 은근히 나의 희망을 걸게 행동한다. 믿음이 없는 원덕의 자식이지만 나의 눈에 착하고 정직해보이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점심이나 함께 하자고 했으나 제아비를 걱정하는 마음이 고마워 우리는 돌아왔다. 납골당 기초와 지붕이 급속하게 황폐되어간다. 지붕은 차후로 미루더라도 두 번의 기초보수 견적을 낼때보다 더심하게 무너져있다. 미룰수록 보수비가 증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