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7일 월요일 안개 구름

경로식당의 식단을 기록해두고 하동 고전선산(제각과 봉안당)을 방문했다. 새 달력을 구할 때까지 방문을 미루다 날씨가 포근 하다는 예보를 듣고 마을금고 달력 두 개를 얻어 다녀오기로 했다. 안개가 깔린 국도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년에는 제각(추원재)의 거미줄을 치우고 봄을 맞고 싶다. 자꾸 게을러지는 것은 늙음이 핑계다.

새달력을 제각과 제향귀진에 바꿔놓고 경로식당으로 돌아왔다. 여성봉사협의회에서 특별히 베푸는 떡국맛을 기대하며 기를 쓰고 점신시간에 대었다. 배식판을 받아들고 놀림을 당한 기분이었다. 서러운 노약자는 봉사자나 도우미의 정직한 정성을 얻어 먹고 사는 것이다. 625피난 시절의<꿀꿀이죽>보다 못한 이름만 떡국이었다.

흙먼지를 마신 컬컬한 목을 가누기 어려웠다. 술빵 한 개를 김치와 곁들여 겨우 먹고 뻑뻑한 떡국 한술로 입을 가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먹었던 미역국과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씼었다. <여성봉사협의회>가 무엇 하는 곳인지 알 수 없다. 내 앞에서 식사 하던 노인이 인증샷을 하는 꼴이 국고나 지방재정을 훔쳐먹을 준비하는 것 같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