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5일 일요일 비

이른 아침을 먹고 제물이 도착하자마자 집을 나섰다. 자동차의 무게가 육중하게 느껴졌다. 나동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넣고 도로에 들어서자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앞이 보이지 않는다. 전조등을 켜고 속도를 낮추어 봉안당에 도착하니 10시가 좀 넘었다. 부산에서 오는 사람이 힘들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문을 활짝 열고 제물을 내리는데 형수와 명열이가 먼저왔다. 그다음 원덕이가 오고, 총무가 왔다. 나는 속으로 이상 더 올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청소를 다마치고 젯상을 차릴무렵 종인형제가 왔다. 오늘은 조용하게 넘기려고 했으나, 종인의 끊임없는 사악한 거짓 선동질에 기어이 큰 개소리를 내고 말았다. 아내와의 약속을 어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