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3일 수요일 구름

 

초파일이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부처님 마음을 가지자. 아침 식사를 마친 뒤에 아내는 잠자리에 다시 누었다. 세수도 하지 않은 아내가 피곤한 것 같다. 오후에는 회사에 출근하여 작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서둘러야 한다고 물어볼 일이 아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옛노래를 연주하며 조용히 노래를 불러 주었다. 아내가 일어나 앉아 '사랑으로'라는 노래를 연주해 달란다.

작은 소리로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 아내도 노래를 따라부르며 일어났다. 열시 반 쯤 가자던 아내가 9시가 되기 전에 출발을 서두른다. 백룡사에 도착하여 장모님 영정을 뵙고 시주를 한후에 곧 바로 하동 고전으로 가잔다. 봉안당 앞 뒷마당의 독새풀을 삽으로 밀어놓고 제각에 들러 수곡 회사 <알찬딸기>로 돌아왔다. 제 시간 전에 도착하여 두가지 할 일을 한꺼번에 완료하였다.

우리부부가 복을 받을 것이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가 할 일을 다하는 것이 남을 배려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아내가 고맙다. 예전에 내가 떠벌이며 남의 잘못을 지탄하던 언행을 요즘은 아내가 나의 대변인 것 처럼 미리 말을 하며 나의 감정을 눌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