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일 금요일 구름

국민행복시대의 조건

<人災 없는 나라>

노인의 두레정신

  어제 오후의 일이다. 검은 구름이 짙게 깔리고 간간이 뚫린 구름 사이로 삐져나온 햇살이 레이저빔처럼 뜨겁다. 마른 벼락이 구름위에서 번쩍이며 레이저빔과 어울린다. 한 여름 오후의 무더운 열기를 몰아가는 소나기 구름이다. 서늘한 바람이 어둑한 스케이트장 위에 동전처럼 뿌려놓은 빗방울을 삽시간에 말려 버린다. 포기하려던 스케이트를 신고 트랙을 한 바퀴 돌고 두 바퀴째 돌 때 구경을 하던 노인이 갑자기 일어나 트랙 가운데를 걸어가며 나의 질주를 방해한다.

  바닦이 미끄러운데다 초보라 방향 전환이 어려워 진땀이 났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날은 연습을 포기할 때가 많가. 오늘 같이 조용한 날 속도를 마음껏 내 보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데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니 긴장되었던 것이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나는 큰 소리로
「스케이트타는 사람 앞을 막지 말아요!」하고 말했다.
「넓은데 피해가면 되지, 나많은 사람에게 야단을 치고 지랄이야!」하는 것이다. 나는 질주를 중단하고 노인 앞으로 돌아와 옆에 앉으며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이 있을 때는 트랙안으로 들어오면 안됩니다.」하고 좋게 말했다.
「진주시장이 그러더냐? 한 번 물어볼까? 아무나 운동장에 들어와 놀 수 있잖아!」하는 것이다. 나는 참 답답한 늙은이라는 생각으로
「부딛치면 서로 크게 다쳐요!」하고 한번 더 참았다.
「그렇다고 나많은 노인에게 큰소리쳐? 건방지게!」화를 부추기는 이 말에
「연세가 얼마나 되십니까?」하고 물었다. 대답은 않고 딴전을 부리며
「나 많고 장애인이라 의자에서 좀 쉬려고 걸오지도 못해?」
「잔디밭으로 걸어가면 되지 않소?」
「가까운 곳을 두고 왜 둘러가!」하는 것이다.
「나이 값 좀 하고, 다른 노인들까지 망신시키는 이런 꼴불견은 다신 하지말란 말이오!」하면서 나는 썬글라스와 헬멧을 벗었다.

  나의 진면목을 보고 자리에서 어물 어물 일어선다.
「우리 아들이 어디갔노.」하며 두리번 거린다.
「나는 장애있는 노인이오!」하면서 어색하게 절룩거리며 도당가듯 피해 버린다. 이제 늙은이들도 자숙하고 반성해야 한다. 천수교밑 자전거길 곡각지점에 자전거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자리를 깔고 화투판을 벌이고 있는 노인들이 위험한 자전거 통행을 유발하고 있다. 남을 배려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세 살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의 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