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31일 금요일 맑음

국민행복시대의 조건

<정직한 행정의 나라>

 

   건방진 설날

  7시 반경에 집을 나섰다. 자욱한 안개 속에 엄청나게 큰 쟁반같은 둥근 해가 벌겋게 떠 오른다. 갑오년의 해를 맞는 가슴이 뭉클하다. 무의식중에 금년은 모든 일을 정직하게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저의 건강을 지켜주소서! 하고 마음 속으로 기도를 했다. 추원당의 선조들을 위해 회유석에 가지온 떡과 전을 차려놓고 넉 잔의 술을 부어드리면서 추원당의 영령이 차례로 감읍하시기를 빌었다.

  부모님과 와조부모님의 전당에도 차례를 모시면서 제향귀진에 안치된 영령들의 감읍도 함께 하기를 빌었다. 금년에도 계획한 일들이 정직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를 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간구했다. 세 번의 잔을 부어놓고, 보드블록 마감 공사를 위해 재단을 하고 있었다. 인기척이 나서 뒤돌아 나왔더니 종윤 종인 형제가 나를 뻘줌하게 쳐다보며 인사도 하지 않는다.

  설날 아침 이렇게 건장진 조카들을 먼저 맞았다. 나역시 복받으라는 덕담이 나오지 않았다.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정탐하러 온 것 같다. 조금 전에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기도를 한 뒤라, 울화통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꾹 참았다. '뭐하요?'하고 건방지게 묻는다.  '설날 인사도 할 줄 몰라, 이자식들아!'하고 욕이 튀어 나오는 것을 참고 '왜!'하고 대답했다. 네깐놈이 알 것없다는 대답이었다.

 종윤이가 '뭐하고 있냐고요.'하고 소리를 낮춘다. 끝까지 반말을 한다. 한번더 참고 '돌 재단한다.' 고 대답했다. 종인이가 화를 참고 있는 나의 눈을 보았는지 '그냥 갑시다.' 하며 돌아간다. 건방진 자식들은 대부분 그 부모를 닮았다. 생전에 차벽이 형은 나의 부모님에게 공손하지 않았다. 그래서 건방진 귀환동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었다. 다른 조카들을 생각하여 마음을 삭혔다. 종윤 형제들이 잘 살아온 은혜가 종중의 배려란 것을 모르는 것은 하늘을 속이는 배은망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