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01일 월요일 구름

고정관념

  까마귀란 본래 색깔이 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색깔이 흰 것도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몰랐기 때문에 붙인 이름일 것이다. 당초부터 흰 색깔을 가진 종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졌더라면 아마 흰 까마귀를 '목화새'라든지 '白仙鳥' 나 '신선새'같은 이름이 생겼을 것이다. 서양에서 흰 까마귀(white raven, 또는 white crow)을 불길한 징조로 보지만, 동양에서는 길조로 본다. 모두가 잘 알지 못한 식견을 숨기려는 변명에 불과하다.

  까마귀란 새는 옛부터 정직하고 영리하기 때문에 존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정직한 사람이 억울하게 죽으면 까마귀로 환생하여 인간의 사악함을 경고 한다는 동서양의 고전 우화가 많이 있다. 예언을 하는 새로 모함을 잘하거나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이 새를 더욱 싫어한다. 어느날 까마귀가 맑은 하늘을 날아가면서 크게 울때 '비가 올 것이니 서둘러라!'한다며 나를 보시던 아버지의 미소가 떠 오른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소나기가 쏟아졌다.

  종중일 때문에 지난 주는 경노식당의 점심을 먹지 못해선지 핀곤함을 느낀다. 오랜 만에 먹은 점심이 맛과 양이 알맞아 속이 편했다. 면식이 있는 할머니에게 동창생의 이름을 물었더니 잘 모르시는 것 같다. 틀니 때문에 고생을 하는지 요즘은 통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모임에서도 참외를 숟가락으로 긁어 먹는 모습을 보고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친구들의 표정이었다. 틀니도 보험적용이 되면 우선 시중의 사기보험이 줄어 들것이다.